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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스톱, 미술계 '깊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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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스톱, 미술계 '깊은 한숨'

입력
2008.06.0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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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이 ‘올 스톱’ 됐다. 삼성 특검으로 홍라희 관장이 사임한 이후 삼성미술관 리움의 격년제 기획전 ‘아트스펙트럼’의 개최가 취소된 데 이어 로댕갤러리는 당분간 휴관에 들어갔다.

리움은 당초 2월 28일부터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트스펙트럼’을 특검 기간 중 6월 5일로 한 차례 연기했으나, 준비 부족으로 결국 전시를 취소했다. 리움 관계자는 “관장 사임 후 전시 준비도 부족하고 분위기도 어수선해서 참여 예정작가들의 양해를 얻어 전시를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트 스페트럼’은 전도유망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선보이는 삼성미술관의 대표적인 정례 기획전으로 2001년부터 3차례에 걸쳐 격년으로 열려왔다. 이 전시가 취소됨에 따라 현재 리움에선 소장품 상설전과 지난해 11월 개막한 ‘한국미술-여백의 발견’전의 일부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여백’전은 공식 폐막했으나, 상설전 관람객들을 위해 작가의 양해를 얻은 일부 대여작품과 리움 소장품을 남겨둔 채 전시 공간을 무료로 열어두고 있다.

‘아트 스펙트럼’의 취소로 향후 전시도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리움은 10월 16일부터 내년 1월까지 비디오 아트 전시 ‘미라지-이미지(Mirage-Image)’전과 내년 4월 16일까지 ‘어린이를 위한 예술’전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기획전 위주로 운영되는 로댕갤러리는 지난달 25일 폐막한 김아타 개인전에 이어 6월 열릴 예정이었던 ‘남미사운드아트’전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당분간 휴관에 들어갔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의 굳게 잠긴 문 앞에는 ‘갤러리 사정으로 당분간 휴관하오니 양해 바랍니다’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는 상태.

기획전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관장 공석이지만, 현재까지 후임 관장 선임을 위한 논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리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전시 일정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며 “여러 가지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미술계의 가장 큰 축 중 하나였던 삼성미술관이 사실상 식물 상태에 돌입하면서 미술계에선 안타까움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미술계 인사는 “마땅한 후임 관장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삼성미술관의 올 스톱 상태는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한국 미술계로선 전시공간과 작품구매처를 동시에 잃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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