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보도에 대한 논란은 주로 선거를 중심으로 불거져왔다. 특히 대통령선거 보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대선 때마다 정치권과 언론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어느 신문사가 특정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확인 불가능한 소문이 진실인양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한 신문의 신뢰도 구축은 요원하기만 하다. 여러 신문들이 이 때문에 선거철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상과 거리가 멀다.
지난해 제17대 대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적인 면에서의 편파성은 많이 줄었지만 편집 등을 통한 편향보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지난해 월간지 신문과방송(한국언론재단 발행) 12월호에 기고한 ‘형식적 균형 속에 편파적 편집’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A신문이 양적인 측면에선 균형을 맞춘 객관적 보도를 하는 반면 진보성향의 B신문은 여당후보에 편향적인 보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 후보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편집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A신문이 차별적 보도를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A신문은 독자의 눈에 가장 먼저 띄는 좌측상단에 이명박 후보를 많이 배치하고, 그 다음으로 정동영 후보는 우측상단에, 이회창 후보는 좌측하단에 주로 배치했다. 반면 B신문은 각 후보를 우측상단과 좌측상단 등에 고루 배치하며 비교적 균형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선거보도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도 인색하다. 한국언론재단이 펴낸 ‘2007 국민의 선택:제17대 대통령선거와 미디어이용, 패널연구’에 따르면 신문구독자들의 정치ㆍ선거보도에 대한 신뢰도는 보통을 약간 넘는 평균 3.2점(5점 만점)이었다. 방송도 3.3점에 불과, 언론의 선거보도에 대한 점수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더 실망스러웠다. 신문구독자 31%가 자신이 읽는 신문이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반면 3.4%만이 범여권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방송시청자 20%는 한나라당을, 8.1%는 범여권 후보를 방송이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문과 방송의 선거 뉴스에 항목별 평가에서도 객관성(3.8점)과 공정성(3.7점), 정치중립(3.9점)은 민주성(4.5점)과 전문성(4.5점)과 한참 떨어진 하위권을 차지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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