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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2차 남북정상회담 러시아서 갖자 제안" 임동원 前 장관, 회고록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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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2차 남북정상회담 러시아서 갖자 제안" 임동원 前 장관, 회고록 발간

입력
2008.06.0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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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8일 ‘피스메이커-남북관계와 북핵문제 20년’이란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다.

햇볕정책의 전도사인 임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로 불거진 2차 북핵 위기 등 지난 20여년간의 대북정책 및 협상의 현장을 기록했다.

회고록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차 남북 정상회담 장소로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를 제안했다는 부분. 내용은 이렇다.

그가 2002년 4월 특사로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은 서울 답방 문제와 관련, “남쪽의 한나라당과 우익세력이 반북 분위기를 조성하고 협박하는 판에 내가 서울에 가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르쿠츠크를 제시한 뒤 “필요하다면 러시아 대통령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시베리아철도 연결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신중한 검토 끝에 미국 등 우방국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 김 위원장이 남쪽 땅에 와야 답방 합의가 의미를 갖는다는 점 등을 들어 수용 불가 결론을 내렸다.

2차 북핵 위기의 발단이 됐던 HEU 문제에 대해 임 전 장관은 “2002년 10월 미측이 우리 정부에 전달한 관련 정보가 확실한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의 설명 내용이 그간 양국 정보기관이 긴밀하게 정보협력을 해오는 과정에서 특이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와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미측은 HEU를 거론하면서 남북간 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우리 정부는 확증 정보를 확보한 후에 대응책을 강구하자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회고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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