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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서운 민심 확인한 한나라당 재·보선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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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서운 민심 확인한 한나라당 재·보선 참패

입력
2008.06.0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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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서운 민심이다. 어제 치러진 6ㆍ4 재ㆍ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한나라당은 후보를 낸 6개 지역에서 텃밭인 경북 청도군 1곳만을 건졌다. 관심을 모은 서울 강동, 인천서, 경기 포천 3곳은 통합민주당에 2곳, 무소속에 1곳을 내주며 전패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큰 표차로 앞선 지역들로 금석지감을 느끼게 한다.

재ㆍ보선 사상 두 번째로 저조한 투표율로 한나라당이 유리하다고 전망된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한나라당이 받은 충격은 한층 더 하다.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16곳의 광역ㆍ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2 대 14로 크게 뒤졌고 영남에서는 무소속에 고전했다. 반면 민주당은 기초단체장을 3명이나 당선시키며 선전했다.

이번 재ㆍ보선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뽑는 작은 선거였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100일에 즈음한 시점이어서 정권 초기의 국정운영에 대한 종합평가의 성격이 있는 데다, 쇠고기 수입 졸속협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표출된 가운데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참패 이유는 자명하다. 민심은 이명박 정부의 초반 국정실패와 쇠고기 졸속협상에 대해 가혹하게 심판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20%대 안팎까지 추락한 상황이어서 한나라당의 고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으나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서울 수도권은 물론 영남 텃밭에서도 참패한 것은 민심이반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잘 말해준다.

선거결과는 이 대통령이 준비 중인 국정쇄신책에 반영돼야 한다. 인적쇄신 폭을 놓고 중폭과 대폭설이 엇갈렸으나 장관과 수석 몇 명을 바꿔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해졌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에 시작된 정책 혼선, 강부자ㆍ고소영 인사 논란에 이어 쇠고기 졸속협상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국정난맥상으로 촉발된 성난 민심이다. 이를 수습할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이 대통령은 국정을 이끌어갈 동력을 유지해 나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전면적인 국정쇄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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