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얼굴에 나타난다. 차인표를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요즘 그는 자신의 행복점수를 90점이라고 했다. 2년 전보다 무려 30점이나 많아졌다고 한다. 갑자기 돈이 많이 생겨서, 인기가 올라서도 아니다. 그의 행복점수는 ‘이웃 사랑’에 의해 얻어졌다. 컴패션 활동을 통해 가난한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도와주기 시작하면서이다.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를 도와주는 행위 자체로 끝이 아니었다. 그들을 돕기 위해 가정과 나 자신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지난달 24일 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 국제어린이 후원단체인 컴패션(Compassion) 활동을 떠난 차인표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1년 전 아디스아바바의 은토 토산에서 봤던 열 살 여자 아이 엘리자베스와 길거리에서 극적으로 재회했다. 그리고 그 아이의 후원자가 됐다. 고통을 함께 나누는 운동 컴패션은 1952년 전쟁고아들의 참상을 목격한 에버렛 스완슨 목사에 의해 한국에서 시작됐다. 41년 동안 ‘수혜자의 나라’였던 한국이 ‘도와주는 나라’가 된 게 불과 5년 전이다.
▦차인표의 아내 신애라는 ‘불쌍한 아이 사랑’에 훨씬 적극적이고, 세 살과 8개월 짜리 두 여자아이를 입양한 컴패션 홍보대사다. 그런 아내가 권유하기도 했지만, 차인표라고 선뜻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6개월 고민 끝에 인도에 가서 직접 아이들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 그렇게 시작해 만난 아이들이 24개국 31명. 22명에게 3만5,000원을, 나머지 9명의 대학생에게 30만원씩 매월 주고 있다. 그 아이들이 한 번 웃어줄 때 ‘행복’하고, 그들도 동등한 인격체임을 느낀다고 했다. 숫자로만 들리던 ‘굶어죽은 아이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생명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그런 그가 북한의 굶주린 아이들과 가족의 비극을 이야기한 김태균 감독의 영화 <크로싱> (26일 개봉)의 주연을 맡은 것은 ‘운명’인지도 모른다. 컴패션으로 열린 마음이 북한의 동포아이들에게 향한 것은 당연하다. 그는 8개월 동안 정말 탈북자 ‘용수’가 돼 불쌍한 아내와 아들 준이를 위해 진심으로 울고, 달렸다. 현재로서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연기)밖에 없어서. 그래서 “죄스럽다”는 차인표에게 지금도 체면과 명분에 집착해 식량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비칠까. 이 순간에도 북한의 아이들은 굶어 죽어간다. 크로싱>
이대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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