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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재보선 참패/ "쇄신폭 넓혀라" 여권내 후폭풍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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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재보선 참패/ "쇄신폭 넓혀라" 여권내 후폭풍 거세져

입력
2008.06.0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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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4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한나라당 내에서 더 한층 폭 넓고 강력한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민심 이반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함을 확인한 만큼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쇄신책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들끓었다.

지도부는 먼저 통렬한 자성을 내놓았다. 강재섭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예측된 결과이기는 하지만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도 “차마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참패했다”면서 “우리가 안방 윗방이 없고 아랫목 윗목이 없을 정도로 참패당한 의미를 곰곰이 되씹어 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자성 위에 당내에선 대폭 쇄신의 요구가 신랄하게 쏟아졌다. 당장 폭 넓은 인적 쇄신 요구가 컸다.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폭 넓은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며 “쇠고기 파동이나 한반도대운하 등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정책에 대한 겸허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인적 쇄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말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그러세요. 민심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해야죠”라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은 “문책성 인사에 국한되는 인적 쇄신이 아니라 전폭적 쇄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가 쇄신책을 연기하고 인적 쇄신을 소폭으로 하려는 듯한 분위기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더 이상 실기해서는 안 된다” “‘제2의 6ㆍ29선언’에 버금가는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등의 주문까지 나왔다. 원희룡 의원은 “청와대가 아직도 상황 인식이 매우 안이하다”며 “더 이상 주저한다면 통제 불능 상태가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국정쇄신, 인적쇄신이 늦어지는 감이 있는데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쇠고기 재협상이 길이라는 주장도 많았다. 원희룡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재협상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고, 박순자 의원도 “적절한 시기에 결국은 재협상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당의 요구에 청와대는 고민이 깊다. 당장 개각 폭부터 적절한 규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여당의 주장대로 인적쇄신 폭을 넓힐 가능성은 있지만 대폭 개각을 하더라도 국회가 정상화하지 않는다면 인사청문회 등 문제로 국정 공백이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 절박하지만 일거에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쇄신책의 내용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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