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4월 이건희 전 삼성 회장 등 그룹 임원 10여명을 배임 및 탈세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99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뒤 특검팀과 삼성 관계자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의혹 규명과 조직 방어로 맞서던 양 진영에서 심각한 ‘전장(戰場) 스트레스’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한 것이다.
8일 삼성 및 전 특검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삼성 전략기획실 A부장은 출근 길에 갑자기 구토와 어지럼 증세가 나타나 응급실로 실려갔다. 평형감각을 관장하는 귓속 달팽이관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찰결과가 나왔다.
담당 의사는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며칠 동안 집에서 통원치료를 한 뒤 출근한 A부장에게 회사 동료들은 “특검 수사에 대응하느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리한 때문”이라고 위로했다.
공교롭게도 특검에 파견됐던 서울중앙지검 수사관 B씨도 같은 증세로 최근 치료를 받았다. B수사관은 검찰 복귀후 쉴 틈도 없이 특수부로 배속된 뒤 쓰러졌다. 진찰결과 달팽이관 염증으로 판명났고, 특검팀에서 누적된 과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같은 증세는 아니지만 특검 수사에 관여했던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특검 수사 후유증으로 ‘대상포진’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피부에 수포가 생기면서 심한 통증을 동방하는 대상포진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나 만성피로가 원인. 전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과 삼성측 모두 석 달 넘게 수사가 진행되면서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겠지만 수사를 받는 입장의 부담이 더 크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박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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