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의 유행도 이제 한풀 꺾인 것 같다”는 패션 관계자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수많은 여성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S 라인’ 즉, 몸매 만들기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닌가. 그러나 기쁨도 잠시, “올해는 스커트보다는 쇼츠(Shortsㆍ짧은 팬츠)가 대세”라는 설명이 계속된다.
중성적인 느낌의 보이시 룩의 열기로 올해 초부터 스커트 대신 다채로운 디자인의 팬츠가 쇼윈도를 장식하고 있고, 이것이 무더운 여름을 맞아 노출의 즐거움과 활동성을 모두 갖춘 쇼츠의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쇼츠는 엄밀히 말해 ‘한뼘 바지’라 할 만큼 짧은 길이의 바지를 말하지만 다행히도 각 브랜드들은 각양각색의 디자인 만큼이나 다양한 길이의 바지도 선보이고 있다. 내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 쇼츠는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 미니스커트는 가라! 섹시한 숏팬츠
섹시함을 내세우는 여가수들이 애용하는 모습이 자주 매체에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은 숏팬츠는 도심, 휴가지 할 것 없이 세련된 스타일로 연출이 가능해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다. 캐주얼 브랜드 탑걸(TOP GIRL) 홍보실의 김혜원 팀장은 “올 여름은 그 어느때보다 짧아지고 과감해진 숏팬츠가 유행할 전망”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 아이스타일24(www.istyle24.com)의 이린희 마케팅팀장도 “숏팬츠는 노출의 섹시함과 함께 치마에 비해 활동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벌써부터 미니스커트보다 20% 이상 잘 팔리는 추세”라고 인기를 전했다. 디자인도 속옷이 보일 듯 말 듯한 ‘마이크로 핫팬츠’부터 끝단을 접어 올린 ‘턴 업’ 스타일, 정장 바지를 그대로 자른 것 같은 ‘미니 반바지’ 등 여러 가지다.
종류가 늘어난 만큼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신발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스니커즈나 굽이 납작한 플랫 슈즈와 함께 매치하면 캐주얼하고 귀여운 느낌을, 발등이 드러나는 스트랩 샌들을 신으면 시원해 보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완성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로마 검투사 스타일의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발목이 굵은 경우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니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게 좋겠다.
허리가 긴 체형이라면 허리를 살짝 가리는 롱 티셔츠를 상의로 선택하고 숏팬츠를 함께 입어 보완한다. 노출이 많은 상의와 함께 입기보다는 화려한 무늬의 블라우스와 매치하고 베스트나 멜빵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훨씬 감각 있어 보인다.
숏팬츠는 아무래도 다리가 많이 노출돼 시선이 하체에 집중되는 만큼 허벅지가 굵은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 멀티 플레이어, 버뮤다 팬츠
숏팬츠에 도전할 자신이 없다면 무릎이 살짝 보이는 길이의 일명 버뮤다 팬츠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노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중성적인 멋을 풍기기 때문에 직장 여성에게도 무난하다. 특히 바깥 기온이 너무 높아 긴 바지는 거추장스럽고 실내는 에어컨 때문에 너무 짧은 바지가 부담스러운 여름철, 활동성 좋은 멀티 아이템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버뮤다 팬츠다.
버뮤다 팬츠는 조끼나 재킷과 함께 연출하면 훌륭한 출근복으로, 넉넉한 흰 티셔츠와 매치하면 휴가지에서 즐길 수 있는 ‘리조트 룩’으로 금세 변신한다. 빨강 초록 등 원색의 버뮤다 팬츠는 스팽글이 달린 상의나 넓은 프릴이 달린 러플 블라우스 등으로 여성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신발은 가능하면 하이힐을 신어 종아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도록 하는 게 좋다.
■ 세련되고 지적으로, 7분 팬츠
무릎 아래 길이의 바지를 뜻하는 크롭트 팬츠 중 적당히 몸에 붙는 7분 스트레이트 크롭트 팬츠는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의 대명사다. 이때 상의를 화려한 무늬가 있는 것으로 입거나 하의를 어둡게 입으면 더욱 날씬해 보인다.
허벅지가 굵다면 길이는 약간 긴 듯하되 허벅지 부분에 큰 주머니가 달린 디자인을 고른다. 종아리나 발목이 굵다면 바지 밑단에 장식이 달린 바지를 선택해 시선을 위로 끌어올린다.
■ 꾸민 듯 안 꾸민 듯, 9분 팬츠
크롭트 팬츠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인 복숭아 뼈만 살짝 보일 정도의 9분 팬츠도 최근 인기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의 변화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서다. 9분 팬츠는 더욱이 기존에 갖고 있는 팬츠를 몇번 접어 쉽게 연출할 수 있고, 셔츠나 티셔츠 등과 함께 입어 선글라스를 목 부분에 살짝 걸쳐주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운 옷차림으로 변신한다.
단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키가 작은 사람의 경우는 다리의 라인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데님 팬츠를 접어 올려 입고 스터드(징 장식) 등 포인트가 있는 벨트를 사용해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는 게 효과적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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