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홀대’를 당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의 추념식장.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원장은 자리가 없어 한동안 우왕좌왕 했다. 귀빈석 좌석 배치가 문제였다. 맨 앞줄엔 이명박 대통령과 3부 요인, 각 당 대표, 국가유공자들이 앉았고 두 번째 줄은 청와대 수석과 대변인, 부대변인들의 차지였다. 홍 원내대표와 임 의장, 김형오 국회의장 내정자, 정몽준 최고위원 등의 자리는 세 번째 줄이었다. 지정 좌석이 아니라 줄 전체가 ‘국회의원 석’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다소 불쾌했지만 아무 자리에나 앉았더니 행사 요원이 ‘원래 정 최고위원 자리’라며 일어나라고 하길래 ‘내가 정 최고보다 조금 높으니 괜찮다’고 해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임 정책위원장은 빈 자리가 없어 현충원장 자리에 앉았다가 금세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그는 “불참한 청와대 부대변인 자리에 겨우 앉았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언제부터 청와대가 여당 위에 있었느냐”면서 “앞에 앉은 일부 수석과 부대변인 등은 먼저 인사를 하기는커녕 돌아보지도 않더라”고 혀를 찼다.
홍 원내대표는 행사를 주최한 국가보훈처로부터 초청장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현충원 입구부터 행사장까지 걸어 가야 했다. 그는 “행사 요원들이 세 번이나 막아서는 바람에 ‘내가 홍준표입니다’라고 소개하고 겨우 행사장에 도착했다”며 “장관들은 다 차를 타고 내 옆을 쌩 지나가더라”고 섭섭해 했다. 당 지도부의 수난은 끝까지 계속됐다. 의원들에 대한 ‘주차 의전’이 잘 안 되는 바람에 홍 원내대표 등이 끝내 차를 빼지 못한 것. 이들은 직접 택시를 잡아 타고 여의도 국회로 돌아갔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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