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샤오 위엔 지음ㆍ홍상훈 옮김바다출판사 발행ㆍ547쪽ㆍ2만2,000원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그 별빛이 훤히 길을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비평가 게오르그 루카치는 명저 <소설의 이론> 의 서두에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소설의>
중국의 천문학자 쟝샤오위엔은 자칫 미신으로 치부되기 쉬운 점성학(astrology)은 인간의 근원적 상상력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별과 우주의 문화사> 에서 비록 사이버 문명이 판치는 21세기지만 별은 이야기돼야 한다고 역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정밀 과학’으로서 점성학을 복원한다. 이를 위해 그는 고대 동서양의 점성학이 얼마나 풍부한 사유와 상상력의 세계였는지를 밝힌다. 별과>
그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르네상스 시대까지 이어지는 서양 점성학의 세계, 역술과 철학적 면이 강했던 동양 점성학의 세계가 균등하게 펼쳐진다. 기원전 4,3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메소포타미아 시기부터 사람들은 별의 운행을 관찰했다.
“우러러 하늘에서 별자리의 모습을 살피고, 고개 숙여 땅에서 만물의 모습과 생태를 본받는다.” 사마천의 <사기> 중 ‘천관서’에 나오는 말이다. 동양의 점성학 역사는 이후 2,000년으로 보고 있다. 사기>
그러나 점성학은 서서히 과학에 자리를 내주었다. 서양의 경우, 그 하한선은 17세기다. 책은 그러나 동양의 경우는 천문 관측을 중심으로 한정, ‘사주팔자’ 등 동양적 우주관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번역자 홍상훈 인제대 중문과 교수는 지적했다.
상하이 교통대학교 교수로 과학사와 인문학을 동시에 가르치는 저자는 과학ㆍ역사ㆍ문학 등을 가로지르는 인터넷 사이트(www.shc2000.com)를 운영, 중국의 과학 열풍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점성학은 다른 고대 문화와 마찬가지로, 깊이 연구하여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더 많은 값진 유산을 발굴해 낼 가능성이 있다”며 “무덤과 장례식 등의 비유를 받으며 점성학은 내몰렸지만, 신비주의적인 지식 체계를 위해서도 여전히 상당한 시장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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