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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시작부터 '개점휴업'/ 야3당 국회 등원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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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시작부터 '개점휴업'/ 야3당 국회 등원 거부

입력
2008.06.0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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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파문으로 인해 18대 국회가 정상 개원하지 못하게 됐다. 원구성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5일로 예정된 개원식조차 연기될 형편이다.

여야가 4일 주고받은 공방을 보면 당분간 18대 국회는 ‘개점휴업’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예정대로 5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자고 촉구했지만 통합민주당 등 야3당은 쇠고기 재협상 선언 때까지 개원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야당 없는 한나라당의 단독 개원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상개원은 물 건너 간 셈이다.

이런 상황은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가 법률을 어기는 것이다. 현행 국회법 5조3항에는 ‘총선 후 최초의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개시 후 7일에 집회한다’라고 규정돼 있어, 지난달 30일 임기가 시작된 18대 국회는 5일 첫 본회의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 국회가 임기개시 후 7일에 개원해야 한다는 국회법 규정이 생긴 것은 1994년.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은 1996년 15대 국회 때 한차례였다. 당시엔 총선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당이 원구성 협상을 보이콧해 7월8일에야 개원이 됐다.

18대 국회는 개원 조항만 어기는 게 아니라 첫 본회의 후 3일 이내에 각 상임위원장을 선출토록 돼 있는 국회법 41조 3항도 어길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상임위원장을 어떻게 배분할지 등 원구성과 관련한 얘기를 전혀 주고받지 않는 상태다. 당장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상임위 통폐합도 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 상태다.

대신 서로를 비난하는 공방만 열심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만약 내일(5일) 국회의장 선거를 못하면 헌법 정지상태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야당은 촛불집회의 곁불을 쬐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민생 국회로 빨리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정권 원내공보부대표는 “고시 관보게재 연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 등 야당의 요구를 수용했는데도 또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등원과 연계시키는 것은 과하다”며 “그 문제는 등원해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를 짓밟고 무시하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국회는 정상화될 수 없으며, 그렇게 문을 연 국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개원이 되기 위해서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처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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