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병행사업을 전개하는 SK네트웍스는 최근 사업 전략을 바꿨다. 기존 1억원대 이상의 고가차에서 3,000만~4,000만원대 대중차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병행수입 사업을 시작할 때 만 하더라도 국내 수입차 시장이 고가차 위주였으나 지금은 대중차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네트웍스는 도요타 캠리 외에도 일본 대중 브랜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SK네트웍스가 수입차 전략을 전환한 것은 미래 시장성을 감안해서다. 시장을 그만큼 길게 보자는 시각이다. 지금은 ‘시장 점유율 5%, 연간 판매 실적 5만대’ 규모이나 5년 후인 2012년에는 ‘10%, 10만대’돌파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원년인 1987년, 10대에 불과했던 국내 시장이 5만대로 커지는데 무려 20년이 걸렸으나 그 두배인 10만대 달성은 불과 5년만에 이룰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정도로 커지면 수입차는 특권층만의 소유물이 아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게 수입차 업체들의 생각이다.
이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화 시도는 시작됐다. 혼다와 폴크스바겐에 이어 올 말부터 일본 대중차 브랜드들이 한국에 상륙하면 수입차 대중화는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이 10월 무라노, 로그, 알티마 등 대중차들을 선보이며, 내년 세계 1위의 도요타가 월드 패밀리카인 캠리, 프리우스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대우자동차판매와 합작회사 형태로 미쓰비시 자동차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어 일본 대중차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한 수입차 대중화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수입차 대중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성공여부는 물음표인 상태로 가격부터 AS까지 산적한 문제가 많다. SK네트웍스 등 대기업들의 수입차 병행 사업 진출로 국내 수입차 가격이 내렸지만 아직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이고 일본에 비해서도 가격대가 높다.
물론 수입차 업체들도 할말은 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야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박동훈 회장은 “국내 수입차 가격은 시장 규모가 커지면 다른 국가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할 경우 고객 서비스 만족도 하락, 경영 악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부품 가격과 부족한 AS망 등의 요인으로 고조되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대중화로 가는데 꼭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거두는 이익을 본사로 가져갈게 아니라 국내 재투자로 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LIG손배보험 이종일 서울경인센터장은 “수입차 시장이 최근 매년 20% 이상의 판매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직영딜러의 AS와 관련된 수리비는 국산차 대비 급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수입차 업체들이 부품 물류센터와 AS센터를 확충하고 부품 및 AS 부담을 국산차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점차 대중적인 발판을 마련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을 위한 품질 및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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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 245만원 vs 국산차 83만원… 수리비 3배
‘83만원 대 245만원.’
수입 승용차 부품값 거품 탓에 교통사고가 난 수입차에 지급되는 보험금이 국산차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손해가 전가되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 기승도 전문연구위원이 3일 발표한 ‘자동차보험 물적 담보 손해율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에 보험사들이 수입 승용차에 지급한 평균 수리비(자기차량 손해 보험금)는 245만3,258원이었다. 이는 국산차에 지급된 수리비(83만953원)의 2.95배에 해당한다.
기 연구위원은 “부품 가격과 정비수가가 국산차보다 크게 높은 수입 승용차의 수리비를 줄여야 한다”며 “현행 11단계인 차량 모델별 요율차등화 제도를 21단계로 확대하고 재생 부품 사용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 승용차 부품값은 국산차보다 최고 11배나 비싸다. 국산 ‘에쿠스VS 450’ 기준으로 차량가격 대비 주요부품 가격을 지수화해 비교한 결과, ‘혼다CR-V’는 1.9~11.5배, ‘BMW 530i’는 1.7~7.2배, ‘벤츠S350’는 1.2~4.3배, ‘아우디A6 2.4’는 1.3~7.1배나 비쌌다. 특히 혼다의 경우 신차 가격은 국산차보다 싼데도 부품가격은 국산보다 최고 11.5배나 비쌌다. 보험개발원은 수입 승용차 부품값의 거품을 빼기 위해 현지 가격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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