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高利)의 악몽은 여전했다. 사금융 이용자의 연 평균 이자율은 72.2%. 10명 중 1명은 연 120%가 넘는 이자를 내고 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법정 이자한도가 49%로 제한된 것을 비웃는 수치다.
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금융 실태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전국 1만8,000개 등록대부업체에 대한 전수 서면조사(247개 업체는 샘플 방문조사), 국민 1만 명을 상대로 한 전화 설문 조사를 거친 것이다.
전국 사금융 이용자는 약 189만명(추정)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국민의 5.4%에 이른다. 전체 사금융 시장은 약 16조5,0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1인당 873만원씩을 빌리고 있었다. 49.9%가 등록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17.6%가 무등록 대부업체, 32.4%가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 구성을 보면 ▦절반에 가까운 사람(48.1%)이 법정한도(연 49% 이하)를 넘는 이자를 ▦10명 중 2명(19.2%)이 연 66~120%의 이자를 ▦10명 중 1명(10.4%)이 연 120%가 넘는 이자를 내고 있었다. 금융위 측은 “사금융 이용자들이 법 개정 후에도 이자가 낮아진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금융에 손을 뻗는 이유로 생활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계생활자금이 47.4%, 사업자금이 39.6%였다. 가계생활자금을 세분해 보면 생활비 비중이 46%가 가장 높았고, 이어 교육비 24.5%, 병원비 14.9%였다. 절박한 상황에서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연체비율은 26.4%나 됐다. 3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가 46.5%, 1년 이상 연체는 29.4%였다. 특히 사금융 연체자 중 36.5%만이 빚을 상환할 수 있다고 답해, 연체에 들어서면 대다수가 늘어나는 이자 등으로 인해 상환능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 같은 실태조사를 토대로 이달 중 금융소외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