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이 무의미한 수준까지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짙다.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견인하는 인플레라면 모르겠으나, 현재와 같이 원자재가격 상승이 유발하는 인플레라면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 좋은 소식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비용상승이 원인이 된 인플레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장기적인 사이클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의 경기침체를 불러오지 않는다면 투자전략의 수정 정도로 대응 가능한 변수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비용상승이 견인하는 인플레에 대응하는 가장 나쁜 방법 중 하나는 과거 물가상승에 대해 충분한 헤지 수단을 제공하지 못해온 자산에 투자하는 행동이다. 예컨대 역사적으로 볼 때 충분한 경제성장률이 뒷받침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장기채권 등 고정금리형 자산은 인플레에 상응하는 충분한 장기수익률을 제공하지 못해왔다.
또 부동산 투자도 인플레에 의해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대출금리의 상승은 부동산에 대한 투기적 수요감소로 이어지면서,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에 노출돼있다.
반대로 주식 및 대안투자 등 실물자산과 관련된 투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인플레에 대해 좋은 헤지수단으로 작용해 왔으며, 중ㆍ단기적인 투자도 투자전략에 따라 의외로 좋은 성과를 올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 비용 상승형 인플레가 발생하는 시기에서는 종목 선택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각 종목 및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천차만별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향을 받는 강도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할 때, 비용상승이 견인하는 인플레 시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아래의 3가지다.
첫번째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반사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에너지 관련주’ 를 들 수 있는데, 최근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체 에너지 관련주나 발전설비 관련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두 번째는 원자재 가격상승을 제품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이전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이 높은 종목군’이다. 특히 전방산업이 호조를 보이는 등 충분한 수요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가격결정력이 공급자에게 주어지고 있는 철강 등의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최근 증가하고 있음에 필자는 주목한다.
세 번째로 주목할 업종은 인플레 상승 시에도 자산가격을 지킬 수 있을 만큼 우량 자산을 보유한 ‘자산 관련주’이다.
주식시장의 투자자가 관심을 가지는 궁극적인 변수는 결국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기업이익이 따라서 상승해 줄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에 잠시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이로 인한 영향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을 골라 선별적으로 투자한다면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플레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무서워 확정금리형 자산으로 도피하는 행동이 장기적으로 이로웠던 적은 몇 번 없었다는 점만 기억하자.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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