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려는 꿈을 안고 숨가쁘게 달려온 미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3일 시작된 사우스다코타ㆍ몬태나주 예비선거를 마지막으로 당내 경선 패배를 인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힐러리 의원이 이날 저녁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했음을 인정하고 후보 사퇴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 진영의 테리 매컬리프 선거운동본부장은 "힐러리는 3일 저녁 연설에서 절대로 패배를 시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AP통신의 보도를 부인했으나 종합적으로 볼 때 선거운동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CNN 방송은 힐러리 의원이 연설에서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도록 하기 위해 무슨 역할이든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 부통령 후보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수락할 뜻이 있음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의원 측근들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은 부통령 후보로 나설 생각이 있다는 뜻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오바마 진영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의원이 경선 무대에서의 퇴장과 이후 정치적 입지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일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막판 유세를 벌이면서 "오늘이 내가 이런 종류의 선거운동에 관여하는 마지막 날일지 모른다"고 말해 힐러리 의원의 거취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내 정치적 사망기사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고 끝나기 전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며 결기를 보이면서도 "유세 과정에서 미 전역을 새롭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정말로 즐거웠다"는 마무리성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3일 저녁 미 전역에서 뉴욕으로 모여드는 힐러리 의원 선거운동 참모진에게 '선거운동원으로서의 역할이 곧 끝난다'는 통보가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위를 굳히려는 오바마 의원의 발걸음은 이날도 계속됐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슈퍼대의원들 중 거물급 흑인 정치인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이 마침내 오바마 의원을 지지키로 하는 등 슈퍼대의원들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17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 중 대부분이 조만간 오바마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오바마 의원은 이르면 3일 중 대의원 확보에서 전체 과반수인 2,118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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