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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월드컵' 유로 2008 본선 8일 개막 23일간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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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월드컵' 유로 2008 본선 8일 개막 23일간 열전

입력
2008.06.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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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이 고대하던 '최고의 승부'가 찾아온다. 피 말리는 예선을 통과한 14개 팀이 개최국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유럽 축구의 정상을 가리는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이하 유로 2008)이 8일(한국시간) 개막돼 22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활약으로 유럽 축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수준 높은 경기에 목말라 있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달콤한 불면의 밤'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 유럽대륙 평정할 스타는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프랑스)이 현역에서 물러난 지 2년이 지났다. 월드컵(98년 프랑스),유럽선수권(2000년 네덜란드-벨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01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차례로 정상에 올랐던 지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유럽 대륙 최고의 스타였다.

지단이 현역 유니폼을 벗은 후 2년간 비어져 있던 '유럽 축구 황제'의 자리는 이번 유로 2008에서 채워질 전망이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마에스트로'의 후계자로 유럽 대륙을 호령할 영예의 주인공이 누가 될 지에 세계 축구팬의 눈과 귀가 쏠린다.

▲ 유럽을 내 발 아래-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호날두는 현재 '세계 최고'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로 두 시즌 연속 선정됐고, 2007~08 시즌 EPL과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싹쓸이했다. 클럽 축구에서 유럽을 평정한 셈이다.

호날두가 대표팀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대회 준우승에 머물렀던 포르투갈은 명장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이 이끌고 있고 호날두, 데쿠(바르셀로나), 히카르두 콰레스마(포르투),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끄는 공격력이 위협적이어서 '호날두 천하통일'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 카이저 등극을 노린다-미하엘 발라크(독일)

독일 전차 군단의 엔진 미하엘 발라크(31ㆍ첼시)는 이번 대회에서 '무관'의 한풀이를 노린다.

발라크는 로타르 마테우스 이후 독일 축구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지만 유독 정상과 운이 닿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EPL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거듭 준우승에 머물렀다.

공수를 겸비한 최고 미드필더로 꼽히는 발라크가 무관의 설움을 날리며 독일 축구의 '카이저'로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 시즌 두 차례나 준우승에 머물게 했던 '호날두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큰 대회 징크스 더 이상 없다-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독일 월드컵 이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는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 축구의 간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레스는 유로 2008 예선에서는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에 밀려 벤치에 앉는 일이 잦았지만 2007~08 EPL에서 15골을 터트리는 등 절정에 오른 골 감각을 보여 '무적함대'의 주포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로 2004에서 스페인에 충격의 탈락을 안겼던 그리스와의 조별리그전에서 토레스가 설욕의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레스는 당시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 관전 포인트/ 최정예군-복병전 '이변은 계속된다'

유럽 대륙의 최정예 16개팀이 맞붙는 유럽선수권은 매 경기가 결승이나 다름 없다. 출전국의 실력 차가 종이 한 장에 불과하기에 이변도 많이 일어난다. 유로 2008의 판도는 수성에 나서는 '전통 강호'와 이변을 노리는 '변방의 돌풍'의 대결로 압축된다.

▲ 게르만 전차, 과거 영화 되찾나

9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길을 걷던 독일 축구는 지난 두 차례의 유럽선수권에서 잇달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 두 대회의 설욕을 노린다. 미카엘 발라크(첼시), 미로슬라브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등 베테랑과 마리오 고메스(베르더 브레멘), 루카스 포돌스키(바이에른 뮌헨) 등 '영건'들의 조화로 90년대 초반 전성기에 버금가는 막강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우승 후보들 중 조편성도 가장 무난해 보인다.

스포츠베팅업체 윌리엄힐도 독일의 우승 확률을 4대1로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독일을 위협할 팀으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 '토털 사커'의 네덜란드 등이 꼽히고 있다.

▲ 이변의 역사는 계속될까

1960년 시작된 유럽선수권은 '이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스웨덴 대회에서는 내전으로 불참한 유고슬라비아 대신 출전한 덴마크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지난 대회에서는 '변방'으로 취급되던 그리스가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네덜란드 등 손꼽히는 강호들을 차례로 거꾸러뜨리며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의 최대 복병으로는 러시아와 그리스가 꼽힌다. 러시아는 큰 대회에서 유독 강한 승부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협적이다.

그리스는 4년 전 신화 재현에 도전한다. 막강한 스타 파워에도 불구, 큰 대회에 유독 약한 스페인이 이들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죽음의 C조'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루마니아도 눈 여겨 봐야 할 팀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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