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기 대표의 유력 주자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도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는 경제 회복이 주된 과제이므로 여기에 집중하고 내년쯤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다음 대선이 가까워지면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개헌이 어렵게 되니 내년이 개헌 논의의 적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하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은 바 있다. 여야는 이후 대선 과정에서 모두 집권 후 개헌을 약속했으나 이후 더 이상 논의가 진척되지 않다가 최근 정치권에서 다시 개헌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 전 부의장은 특히 바람직한 정부형태에 대해 “현행 대통령제는 책임정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제왕적 요소도 많기 때문에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를 가미하는 이원집정부제가 도입돼야 한다”며 “이런 체제로 경험이 쌓인 후 다른 많은 선진국처럼 의원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내가 대표가 되면 친박근혜 측을 포용하기 위해 탕평인사를 하겠다”며 “탕평인사는 화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결정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은 최근 바뀌었기 때문에 일단 다른 자리부터 탕평인사를 하다가 당 요직에 수요가 생기면 여기에도 친박측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leeeunho@hk.co.kr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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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태 "관리형 아닌 화합형 대표 될 것"
한나라당 차기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와는 다른 여러 가지 정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 의원은 3일 오전 여의도 대하빌딩 경선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은 회사처럼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라 이념과 사고, 행동이 다른 복합체”라며 “귀는 더 크게 열어 많이 듣고 말은 되도록 적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_이명박 대통령의 CEO형 리더십에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경영과 통치는 다르다고 한다. 국민은 회사원처럼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굉장히 다양한 집합체로 이념도 다르고 사고와 행동도 다르다. 복합체인 것이다. CEO하고는 다른 여러 가지 정치를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_앞으로 어떤 스타일로 리더십 바꿔야 하나.
“많이 들어야 한다. 귀를 크게 열고 말은 되도록 적게 해야 한다. 과거부터 (이런 격언은) 있었다.”
_이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최고의 정치 지도자인데 어떻게 여의도를 멀리 하고 자기 역할을 수행하겠나. 나쁜 악습 관행 등 부정적 측면을 멀리 해야 되겠다는 이야기로 들었다.”
_민심 이반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나.
“쇠고기 문제 하나로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권 초기 여러 가지 악재들이 쌓이고 꼬였다.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라를 흔들고 있다.”
_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국민들의 뜻을 받들 수 있는 길을 즉각 해야 한다. 재협상에 문제가 있어 이미 추가협상을 했다. 추가협상을 통해서 재협상 같은 효과 낼 수 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가장 큰 문제이다. 어떤 형태로든 (정부가) 노력해야 된다.”
_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유는.
“당내 화합이다. 대권 경쟁으로 당내 갈등이 깊어졌으니 이 골을 메워야 한다. 당내 화합 위에서 힘차게 미래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당내 화합에 이어 경제 살리기와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언론에서 ‘관리형’이라고 하는데 이런 점에서 ‘화합형’으로 불러 줬으면 한다.”
_친박 인사들의 화합 방안은.
“화합의 상징은 인사다. 탕평인사가 화합의 가장 큰 수단이다. 당 요직은 상당히 많다. 이미 많이 됐지만 앞으로도 생길 수 있다. 세월이 흘러 탕평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진정한 화합이다.”
_친박 의원들 들어오면 거대 집권 여당이 되는데….
“마음대로 하는 독주 여당이 되면 안 된다.”
_바람직한 당청 관계는.
“당이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년 동안 야당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경험이 거의 없어서 (정권) 초기에는 서로 이견이 표출됐다. 많은 협의가 있으면 조율이 가능한 것 아닌가. 앞으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_개헌 논의에 대한 견해는.
“경제 회복 기초 만들고 내년에 (논의)하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랫동안 대통령제를 해서 갑자기 의원내각제로 바꾸면 어렵다. 무책임제인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의 책임요소를 종합하는 그런 시스템이 이상적이다. 이원집정부제가 좋지 않겠냐.”
_이원집정부제 이후 장기적으로 의원내각제로 가자는 의견인가.
“그렇다. 민주주의가 책임 정치고 세계 여러 선진국들이 거의 의원내각제이다. 나라를 민주화로 심화ㆍ발전시키고 국민 뜻도 잘 받드는 형태다.”
_원외 인사이고 고령인 데다 민정계여서 대표로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있다.
“강재섭 대표도 지금 원외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대표도 다 원외다. 현재 당에는 경험이 많은 노장층이 적어졌고 상대는 더 노장층이 많이 들어왔다. 민정계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군사독재 청산한 6ㆍ29선언 이후 들어왔다. 20년 의원 생활 가운데 18년 이상은 민주화 세력들과 민주화 조치를 취하고 제도를 만드는 데 바쳤다.”
_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정몽준 최고위원을 어떻게 생각하나.
“훌륭한 분이다. 개인적으로 20년 동안 친분이 있는 사이이다. 경합을 할 처지는 못 된다. 그래서 참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 (대표 경선과 관련) 말을 안 해 봤다. 경합을 해서는 안 되는데….
_다음달 전당대회에서 최다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나머지는 최고위원이 되는데….
“분리하지 않고 선거하다 보니 이상하게 됐다. 이전에는 대표 선거 밑에 다른 선거가 따로 있었는데 이상하게 당헌을 고쳤다. 대표가 되면 당헌을 손질할 부분도 있지 않겠나.”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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