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 서울시청 본관이 82년의 역사를 마감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신청사 건립 공사에 따라 본관을 폐쇄하고, 서소문별관(옛 검찰청사)으로 이전한다.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시장단과 경영기획실, 행정국, 재무국, 대변인실 등 본관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부서들은 9일까지 서소문별관으로 옮긴다. 본관은 뒷편에 신청사가 들어서면 도서관과 전시관, 역사관 등의 시민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 본관청사는 일제강점기인 1926년 경성부 청사로 건립된 뒤 지금까지 서울시의 ‘수장’들이 시정을 펼치던 곳.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지상 4층 규모의 본관은 일본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지은 건물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상공에서 보면 ‘본(本)’자 형태여서 1996년 철거된 ‘일(日)’자 모양의 조선총독부 건물과 함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일본’을 상징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본관과 연결됐던 증축 건물은 철거됐지만, 본관은 역사성 등을 감안해 시 등록문화재(제52호)로 지정, 보존된다.
이 건물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한 때 점령한 것을 제외하곤 시 청사로 줄곧 사용되며 한국 근ㆍ현대의 영욕을 함께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윤보선 전 대통령 등 2명의 대통령이 여기서 배출됐으며 허정 과도정부 수반과 고건 전 총리도 이 곳을 거쳐갔다.
지난달 20일 착공한 신청사는 지하 5층, 지상 13층, 연면적 9만7,000㎡ 규모로, 한옥의 ‘처마’ 형상에 곡선미를 가미한 디자인에 전체면적의 3분의 1이 시민 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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