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의 행보가 불안하다.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나고 7경기를 치르도록 공수 밸런스가 제대로 맞지 않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차전 홈경기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2-2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은 전반 38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과 후반 2분 박주영(서울)의 페널티킥 추가골이 터지며 낙승하는 듯 했으나 후반 집중력 저하와 조직력 붕괴로 어이없이 두 골을 내줘 상암벌을 찾은 5만3,000여 관중의 탄식을 자아냈다.
비록 소집 훈련 기간이 짧았다고 하지만 ‘해외파’를 총망라한 최정예를 출전시키고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4위에 불과한 요르단을 상대로 두 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은 ‘망신’에 다름 아니다.
공격과 수비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경기였다.
4-2-3-1 포메이션을 구사한 대표팀의 공격진은 이날 두 골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합격점을 주기에는 모자라는 부분이 많았다. 미드필드에서 빠른 전진 패스가 이뤄지지 못한 채 의미 없는 횡패스와 백패스를 남발하며 스스로 페이스를 떨어뜨렸다.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재도 여전했다. 특히 2-0으로 앞선 후반 11분 박주영(서울), 후반 23분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이 상대 숨통을 끊어 놓을 기회를 거푸 놓친 것이 결국 무승부의 빌미가 됐다.
포백 수비라인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90분간 네 차레 밖에 슈팅을 날리지 못한 상대에 두 골을 내줬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후반 27분과 34분, 7분 간격으로 뒷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가 하산 압델 파타의 2선 침투에 거푸 골을 허용했다. 수문장 김용대는 잇단 판단 미스로 수비 불안을 가중시켰다.
사령탑의 용병술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요르단이 수비진을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뻔한 전술’을 들고 나왔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후반 선수 교체도 적절하지 못했다.
2-1로 요르단이 따라 붙은 후반 29분 김남일(고베) 대신 수비수 출신인 조용형(제주)을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했는데 5분 후 중앙 라인이 무너지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40분 안정환(부산) 대신 내세운 고기구(전남)도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1승2무(승점 5)를 기록한 한국은 3조 수위를 지켰지만 2일 열리는 북한(1승1무)과 투르크메니스탄(2패)전의 결과에 따라 조 2위로 밀려날 수 있다. 대표팀은 7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요르단과 원정 4차전을 갖는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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