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자 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30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만나 1시간 가량 핵 프로그램 신고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수석대표의 공식 접촉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북 핵 현안 논의와 함께 지난달 남측 수석대표로 임명된 김 본부장과 김 부상의 상견례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면서 남북대화를 기피해왔으며, 이 와중에 6자 회담 수석대표 접촉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북미 수석대표 간 싱가포르 회동 직후 천영우 당시 남측 수석대표가 베이징에서 김 부상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측은 이를 거부했다. 핵 신고 문제를 둘러싼 북미 양측의 논의가 급진전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한국을 고의적으로 배제하려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다.
따라서 이번 회동은 북한이 남북대화와는 별개로 우선 북 핵 문제를 다루는 6자 회담 무대에서는 한국과의 접촉을 굳이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식량 사정이 날로 악화하는 북한이 남북 대화에 나설 수 있음도 시사한다.
이날 회동은 김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27, 28일 베이징에서 일본 납치자 문제 등을 조율,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이 임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여러 현안을 김 부상과 논의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김 부상과의 회동 후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과도 만나 차기 회담 일정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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