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경제 위기는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IMF위기설’이 돌고 있는 베트남의 경제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호치민에서 임송학(45ㆍ사진) 우리투자증권 베트남 사무소장을 만났다. 그는 “베트남의 IMF설은 다소 과장됐다”며 “베트남 경제는 3분기를 지나면서 개선될 것으로 보여 오히려 지금이 투자 기회”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브릿지증권 해외영업담당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우리투자증권 베트남 사무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베트남의 IMF 위기설이 나온 배경은 심각한 경제난 때문. 임 소장은 “베트남은 지난해 전체 적자 규모(146억달러)와 맞먹는 144억달러의 무역 적자가 올들어 5개월 동안 발생했다.물가 상승률도 25.1%를 기록할 만큼 심각한 경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인은 베트남 정부의 정책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 지난해 상반기 신용대출이 전체 은행대출의 50%에 육박하는데도 베트남 정부는 수수방관했다. 이어 뒤늦게 1조2,000억원의 통화안정증권을 한꺼번에 발행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
여기에 국내 쌀값이 오르자 베트남 정부는 쌀 수출을 제한했고, 정유시설 가동을 위해 원유를 비축하면서 원유 수출도 줄어 결국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졌다. 결국 은행 대출 금리는 연초 대비 최고 20.4%까지 뛰었고 부동산 가격과 환율이 치솟았으며 호치민 증시의 VN지수는 최고치인 1,170에서 420으로 60% 폭락했다.
상황이 급변하자 베트남 사람들은 실물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금고 상가가 밀집한 호치민의 보반떤 거리는 한일, 선일금고 등 한국산 금고를 찾는 사람들로 붐볐다. 더불어 부동산 가격도 뛰어 호치민 중심가인 응엔훼 거리의 건물 임대료는 1㎡ 당 연초 60달러에서 80달러로 치솟았다. 호치민대 유학생인 권윤경(23)씨는 “유학생과 기업 주재원들은 임대료가 올라 거처를 시내에서 외곽으로 옮기고 있다”며 “식비와 택시비도 올라 생활비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소장은 “베트남 경제위기가 IMF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단기외채 비중이 전체 부채 가운데 9%에 불과하며 외화대출을 금지하는 등 베트남 정부의 외환정책이 외국인들의 투자금 유출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소장은 베트남 경제 회복 시점을 3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 그는 “증시 폭락은 신용 대출을 이용한 깡통계좌 정리로 오히려 증시 거품을 빼는 효과가 있으며 환율 인상으로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며 “콜금리 인상 등 베트남 정부의 긴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3분기 이후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 펀드 등 투자가들에게는 투자 기회로 활용할 만 하다. 임 소장은 “베트남은 중국 시장의 대체제여서 중국이 뜬다면 베트남도 뜰 수 밖에 없다”며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신흥시장은 개인이 마음놓고 투자하기 힘든 불안정성이 있다”며 “개인 투자가들은 여유돈이 있을 때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호치민시티(베트남)=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