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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고공행진 5%대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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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고공행진 5%대 육박

입력
2008.06.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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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했다. 7년 가량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의 영향이었다. 정부는 최근 유가 수준이 1980년 무렵 2차 오일쇼크 당시의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 급등했다. 2001년 6월(5.0%) 이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1월(3.9%) 2월(3.6%) 3월(3.9%) 등 3%대 후반의 고공행진을 하다 4월(4.1%)에 4% 벽을 뚫은 데 이어, 이제 5%대 진입마저 눈 앞에 두게 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8%를 기록했다.

특히,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9% 상승하며 2004년 8월(6.7%)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가격을 집중관리하는 주요 생활필수품 52개 중에서는 28개 품목이 상승했고, 12개 품목이 하락했다.

지난달 물가 급등의 1차적인 원인은 국제 유가다. 전월 대비 상승률 0.8% 중 석유제품 가격 기여도가 0.47%포인트로 물가상승의 60% 가량이 석유제품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최근 유가 수준이 물가, 에너지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2차 오일쇼크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1980년 4월 2차 오일쇼크 당시 실질실효유가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150.2달러로 지금 유가 수준(최고가 132.6달러)에 빠른 속도로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부 측은 “과거 오일쇼크는 공급 요인이 주도한 반면, 최근 유가 상승은 수요가 주도하고 있다”며 “따라서 오일쇼크 당시에는 단기간에 유가가 급등한 반면, 최근 유가는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도 물가 급등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달러화 기준으로 32% 오를 때 원화 기준으로는 50%나 상승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인플레를 부추기는 고환율 정책 때문에 물가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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