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뛰면 중동이 뜰 거라는 예상은 삼척동자도 한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 글로벌 시장의 오아시스로 떠오른 중동에 투자하고픈 욕망이 꿈틀댄다. 그러나 막상 ‘어떻게’라는 질문과 맞닥뜨리면 답은 궁해지고 머리 속은 하얗다. 중동의 에너지관련 기업은 대부분 비상장이라 직접투자가 불가능한데다, 도대체 어떤 펀드가 중동펀드인지조차 헷갈린다.
중동을 향한 ‘오일러시’(Oil Rush)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유가 상승의 수혜를 맛보기 위한 외국(600억달러)과 국내(7,500억원)의 간접투자(중동관련 펀드) 규모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샬라!”(신의 뜻대로)만 중얼거리다간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다만 투자에 앞서 꼼꼼한 현황 파악은 필수다.
중동펀드의 실체부터 살펴보자. 중동 국가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흔치 않다. 중동관련 펀드는 투자 지역 및 비중에 따라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펀드마다 특색 있는 구성전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신의 투자성향과 현재 투자하고있는 다른 지역 펀드의 내용을 고려해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투자설명서나 운용보고서를 참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메나’라고 부르는 MENA펀드는 중동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80% 내외)이 가장 높다. 아랍문화권으로 묶여있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에 투자한다. 대부분의 MENA펀드는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과 이집트에 대한 투자가 많은 편이다. 중동증시의 특성상 금융섹터(부동산 포함) 비중이 매우 높다. 현재 중동지역 투자 효과를 가장 많이 노려볼 수 있는 펀드.
‘이미아’ 또는 ‘이엠이에이’로 불리는 EMEA펀드는 펀드 이름에 ‘EMEA’나 ‘중동&아프리카’ ‘동유럽중동아프리카’가 포함된다.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주요 국가에 골고루 투자하기 때문에 중동국가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운용회사에 따라 남아프리카(JP모건, 피델리티)나 러시아(미래에셋, NH-CA)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중동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자원부국에 동시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 일부 EMEA펀드는 중동 투자 비중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프런티어마켓펀드 역시 중동펀드에 속한다. 이머징마켓(신흥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에도 분산 투자하고 있지만 중동 비중도 높다. 이제 막 성장단계에 있는 나라들이라 위험요인이 많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중동펀드를 골라야 할까.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나 동유럽펀드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중동에 전념하는 MENA펀드가 낫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펀드를 갖고 있다면, 동유럽 등을 아우르는 EMEA펀드가 제격이다. 펀드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고위험을 즐긴다면 프런티어마켓펀드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수익률은 3개월 기준으로 MENA가 5%대, EMEA가 10%대이고, 프런티어마켓은 차이(0.92, 11.89%)가 심하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 경제 및 증시의 잠재력 등을 감안하면 펀드 유형에 상관없이 자산의 일부를 중동에 투자하는 전략은 유효하다”며 “단 중동투자펀드는 다양한 이름으로 출시돼있으니 펀드 특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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