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0년 간 다니던 교회의 목사 등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잇따라 파문을 일으키자 결국 소속 교회를 탈퇴했다.
오바마 의원은 시카고의 트리니티 유나이티드 교회에 교적 탈퇴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31일 “가볍지 않은 비통한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결정으로 교회가 (자신으로 인한)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후보의 교적탈퇴는 지난달 25일 마이클 플레거 목사가 이 교회의 초청으로 행한 설교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조롱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오바마 후보의 열렬한 지지자인 플레거 목사는 설교에서 “(대통령 자리는) 내 것이다. 나는 빌(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내이고 백인”이라고 힐러리를 흉내내 조롱하는 발언을 한 뒤 힐러리 후보가 뉴햄프셔 경선 직전 눈물을 흘린 것은 “자신이 민주당 대선후보 적임자인데 흑인이 인기를 가로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힐러리측은 성명을 통해 “분열적이고 증오에 찬 언어는 민주당을 단합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오바마 후보가 플레거 목사의 비열한 발언을 구체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고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후보는 파문이 확산되자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닌 단결시키는 것을 보며 감동을 받아왔다”며 “플레거 목사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과거지향적인 수사법으로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의원은 앞서 오랜 담임목사였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갓댐 아메리카’ 발언으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고, 결국 라이트 목사와 관계를 단절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