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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성분 알고쓰면 어느새 나도 피부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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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성분 알고쓰면 어느새 나도 피부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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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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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제품일수록 효과가 뛰어나다?” “브랜드를 통일해 단계별로 발라줘야 한다?” “각질 제거, 보습, 진정, 작용이 한번에 된다?”

대개의 뷰티 상식을 지닌 젊은 여성들이 이 같은 질문에 “NO”라고 답하면서도 수십만원에 달하는 값비싼 외제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일주일 내내 가정과 직장에서 스트레스에 찌들어 축 늘어진 피부를 보면서, 1%의 효능이라도 믿어보겠다는 절박한 기대감을 갖기 때문이다.

전세계 31개국에서 200만부 이상 팔린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중앙북스 발행)의 7차 개정판 발간에 맞춰 26일 방한한 뷰티 비평가 폴라 비가운은 여성들의 이 무모한 투자에 태클을 건다.

미국의 화장품 판매점 직원에서 ‘화장품 경찰관’으로 변신한 비가운의 조언은 간단하다. ‘쌩얼’의 자연미인으로 탈바꿈시켜주는 기적의 화장품을 원한다면 헛돈 쓰지 말고, 제품의 성분을 꼼꼼히 따지라고!

마침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올해 10월부터는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가 실시된다. 일부 독소 성분만 표시하도록 했던 종전 규정을 바꿔 제품의 모든 성분을 표기하도록 했기 때문에 화장품의 안전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도 고가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값싸고 훌륭한 화장품을 고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화장품의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 효능을 소비자가 직접 평가하고 불필요한 화장 단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고정금숙(31) 여성환경연대 간사는 “한국 여성 90% 이상이 화장을 하고, 30대 여성들은 한 달 평균 5만원 이상 15개 화장품을 사용하는 등 우리나라는 ‘화장품 공화국’ ”이라며 “화장품업체들이 과장 광고를 통해 현혹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성분 표시를 읽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비가운의 책과 환경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클렌징&기초화장품 사용법을 알아보자.

아이 메이크업 리무버는 필수?

진한 화장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 메이크업 리무버는 사용할 필요가 없다. 리무버는 수용성 클렌저와 같은 계면활성제라는 세정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수용성 클렌저 제품만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리무버를 사용한다면 세정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무향의 식물성 오일을 사용해야 중복 세안으로 인한 피부의 건조함을 막을 수 있다. 리무버는 브랜드 별 성분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클렌저로 각질 제거까지?

AHA(알파하이드록시산)나 BHA(베타하이드록시산)는 보습과 각질 제거에 탁월한 성분이지만 클렌저 제품에선 큰 효능을 발휘하진 못한다. 클렌저는 피부 노폐물을 빨리 씻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성분이 스며들 시간이 없다.

오히려 씻어내는 과정에서 눈에 들어가면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비가운은 “클렌저 속에 AHA와 BHA 성분을 넣는 일은 쓸데없는 짓인데도 소비자들은 화장품업체의 줄기찬 광고를 보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비판한다.

스크럽보다는 세안용 마찰수건을

흔히 각질 제거를 위해 스크럽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수용성 클렌저를 바르고 세안용 마찰수건으로 부드럽게 마사지 하는 것이 낫다. 스크럽에 함유된 알갱이는 아무리 작고 균일해도 피부에 닳으면 마찰로 인한 피부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 스크럽을 쓴다면 최대한 알갱이가 거칠지 않고 순해야 하고, 물에 잘 헹궈져서 피부에 기름기가 남지 않는 게 좋다.

피부를 해치는 토너의 자극 성분

토너는 메이크업의 마지막 잔여물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피부를 정돈하고 상쾌하게 만들기 위해선 자극성 있는 성분을 피해야 한다. 알코올, 위치하젤, 멘톨 성분은 피하고, 항산화제, 피부대화성분 등이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극성이 없는 토너라면 브랜드를 막론하고 페퍼민트, 유칼립투스 등 각종 에센스 오일 성분을 함유한 것보다 훨씬 좋다는 평가다.

모이스처라이저 복잡해도 필수 성분 체크를

안티링클, 안티에이징, 리뉴잉 등 모이스처라이저는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모이스처라이저다. 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세포대화성분이나 피부 진정과 수분 공급 등 기본 성분만 확인하면 여러번에 걸쳐 바르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은 흉선과 비장, 태반 등 동물성 추출물이나 꿀벌 꽃가루(꽃가루와 벌의 분비물이 혼합된 것), 금 등 추가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효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페이셜 마스크는 피부 타입에 맞게

페이셜 마스크를 사용하려면 피부 타입에 따른 성분 확인이 필수다. 클레이 마스크는 진흙 성분이 들어있어 피지를 흡착하고 각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지만, 건성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건성 피부 타입엔 연화제가 들어가야 하며, 지성 피부엔 피지 흡착 성분이 있어야 한다.

에코 라이프를 위한 화장품 체크 리스트

● 화장품의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성분을 직접 살피고 안전한 제품을 고른다.

● 제품의 성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할 경우 화장품 회사에 직접 문의한다.

● 화장품의 양을 줄이고, 종류를 간소화한다.

● 신생아와 유아에게는 파우더를 쓰지 않는다.

● 샴푸와 린스, 트리트먼트 대신 비누와 식초, 구연산을 쓴다.

● 각질 제거 스크럽 대신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사용한다.

● 인공 향수 대신 천연 에센스 오일로 만든 향수를 이용한다.

● 생활협동조합 등에서 만든 천연 화장품을 선택한다.

● 유해물질이 포함된 매니큐어, 페티큐어를 피한다.

자료 : 여성환경연대

■ 폴라 비가운과 일문일답

- 화장품 과대광고 여부는 어떻게 판단하나?

"화장품 라벨에는 제품에 다량으로 들어간 성분부터 표기된다. 만약 어떤 성분이 많아서 피부에 좋다고 광고를 했다면, 라벨 맨 위쪽에 표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함량이 적어 효과가 미미하다는 걸 알 수 있다."

- 유기농 화장품은 믿을 만한가?

"천연 유기농 제품이라 하지만 합성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100% 천연 유기농 성분이라 해도 원재료의 보관과 가공 상태에 따라 곰팡이균이 있을 수 있고, 페퍼민트나 알코올 성분은 자극성이 있어 피부에 좋지 않다."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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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 성분리스트·효능 "아하, 그런 내용이구나"

화장품의 모든 성분이 표시된다 하더라도 제품의 배합 방식이 광범위하고, 성분의 함유량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특정 성분이 포함됐거나 빠졌다고 해서 유해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비자가 화장품 성분 원료의 특성에 관심을 가진다면 업체들의 과장광고와 가격 거품을 줄이고 스스로의 피부 건강도 지킬 수 있다.

고정금숙 여성환경연대 간사는 "로션과 스킨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는 분무기에 몇 방울만 떨어뜨려 뿌려도 모기가 바로 쓰러질 만큼 독한 물질"이라며 화장품 성분에 대한 '공부'와 이해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암호 같은 수많은 화장품의 성분 원료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발표된 대한화장품협회(www.kcia.or.kr)의 화장품 성분명 사전에 실린 표기를 기준으로, 비가운이 정리한 용어를 통해 알아본다.

유연제

프로필렌글리콜, 부틸렌글리콜, 헥실렌그리콜 등의 성분을 말한다. 제품이 피부에 잘 스며들도록 도와주지만 농도에 따라 자극성이 있다.

흡수제

활석, 마그네슘알루미늄실리케이트와 같은 규산염, 클레이, 실리콘, 나일론-12 등이다. 기초와 메이크업 제품에서 피지를 흡수하는 피막을 만들어내는 성분이다. 성분 자체가 아니라 배합과 양에 따라 피지 흡수 기능이 좌우된다.

농후제

제품의 질감, 농도, 점도 등을 결정하는 성분이다. 화장품의 여러 성분을 하나로 모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천가지 종류로 모든 기초제품의 주성분이다.

계면활성제

라우릴황산나트륨, 폴리옥시에틸렌, 암모니아라우릴황산 등 세척과 동시에 기름기를 제거하는 성분을 통틀어 말한다. 라우릴황산나트륨, 올레핀황산나트륨C14-16 등은 강력한 세정 성분이라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실리콘

시장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의 80%에 들어있는 함유 성분. 오일 작용을 하지만 오일이 아니라 화학 합성물이다. 피부 친화력이 크며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흡수력이 좋다. 지성과 여드름 피부에도 문제가 없다.

항균 성분

트리클로전, 트리클로카르반 등이다. 감염성 미생물에 취약한 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됐다가 가정용 제품으로 보급됐다. 과학자들은 항균 성분이 오히려 세균에 내성을 부여한다고 우려한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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