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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앤디 워홀' 로베르 콩바스 "색채·자유분방함은 南佛 지중해 날씨 영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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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앤디 워홀' 로베르 콩바스 "색채·자유분방함은 南佛 지중해 날씨 영향이죠"

입력
2008.06.0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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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만 그리냐고요? 주변의 일상, 인간사가 늘 내 작품에 반영되니까요. 내 근본은 내가 보통의 화가, 자기 작업실에 틀어박혀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한 사람의 화가라는 겁니다. 나는 공장에서 작품을 찍어내는 그런 화가가 아니에요."

프랑스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팝 아티스트 로베르 콩바스(51)의 개인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앤디 워홀이나 키스 해링보다 더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지만, 단 한 가지 불행은 그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이라는 평가를 듣는 그는 영미권이 장악한 현대미술계에서 프랑스를 대표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작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에 이어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내 기획전으로는 최대 규모로, 회화 50점과 조각, 도자기 10여 점 등 총 6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대부분 이번 전시를 위해 콩바스가 2년 동안 가나아트센터의 도면에 맞춰 작업한 작품들이다.

프랑스 남부의 항구도시 세트(Sete)에서 태어나 지중해의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콩바스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 등에 반발, 1980년대 자유구상회화를 창시한 작가로 이미 미술사에 자리잡았다.

그래피티나 만화, 록 음악과 같은 팝 문화의 세례를 듬뿍 받은 그는 밝고 풍부한 색채와 힘 있고 자유로운 선, 쾌활하고 활력 있는 구성으로 어린아이처럼 자유분방한 그림을 그린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영향이 느껴지는 열정적 분위기가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디오니소스적인 쾌락을 환기시키지만, 작가는 "지중해 사람들의 특징일 뿐"이라고 말한다. "나는 프랑스 사람이기보다는 지중해의 남불(南佛) 사람입니다. 우린 프랑스어 액센트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완전히 달라요. 내 작품의 색채와 분방함은 모두 지중해의 날씨 영향이에요."

프랑스의 앤디 워홀이라고 불리는 그이지만, 그는 자신이 워홀과 비교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워홀의 영향을 받았죠. 하지만 저는 피카소의 영향도 받았고, 반 고흐의 영향도 받았어요. 매 순간 영향을 받는 작가가 다르고 누구라도 서로의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작업한 워홀과 달리 혼자 작업하는 스타일이에요. 사교계의 스타가 됐던 워홀과는 다르죠."

근대미술의 종주국에서 현대미술의 변방으로 밀려나게 된 프랑스 미술에 대해서는 "프랑스에는 너무 다른 작가가 너무 많이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하나의 미술사조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것. "현재의 내 위치에서 그림 판매에 어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작가가 너무 잘 팔려서 억만장자가 되면 그 다음엔 뭐가 남죠?"

한때 밴드에서 활약했던 음악 마니아답게 이번 전시에는 특히 음악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오르게 하는 화려한 색채들의 조화 속에 강조된 트럼펫, 베이스, 나팔 같은 악기들이 삶이란 이렇게 흥겹고 즐거운 것이라는 신명나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것이 지중해의 낙천성인가 보다.

전시는 8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후 12일부터 29일까지 부산으로 옮겨 해운대 노보텔호텔 4층 가나아트부산에서 계속된다. (02)720-1020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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