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초기 중국측 수석대표로서 북핵 문제의 해결사 역할을 했던 왕이(王毅ㆍ53) 외교부 부부장이 대만 문제를 총괄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맡아 양안 관계의 해결사로 변신했다.
지난달 2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우보슝(吳伯雄) 국민당 주석은 “중국 정부가 왕이 부부장을 천윈린(陳雲林) 현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의 후임으로 임명한다는 말을 중국측 인사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중국측이 우 주석에게 흘린 것으로 미뤄 왕 부부장의 이동은 확실해 보인다.
외교관 출신인 왕 부부장의 기용은 양안관계 증진의 청신호라 할 수 있다. 중국측이 대만 관계의 기조를 대결보다는 협상에 두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 주석도 “과거 중국 외교부는 세계 속에서 대만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에 상당히 온건적이었다”고 환영했다. 왕 부부장으로서는 다음달 예정된 양안 직항로 개설 및 중국인의 대만 관광 확대 등이 첫 임무가 될 듯하다.
왕 부부장이 중국 외교관 중 대중적인 지명도가 높은 외교관이라는 점도 낙점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2003년 6자회담이 시작될 당시 수려한 외모의 왕 부부장이 의장을 맡아 회담을 주재하는 모습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이후 왕 부부장이 2004년부터 3년간 주일 대사로 있을 때에도 그에 대한 중국 언론의 관심은 식을 줄 몰랐다.
1982년 외교관이 된 왕 부부장은 중국 외교부내 ‘저팬 스쿨’의 대표주자로, 8년 이상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일본과 동북아 문제를 줄곧 다뤄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