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여성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일 푸에르토리코 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이 승리가 힐러리 의원의 꺼져가는 희망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푸에르토리코 경선에서 힐러리 의원이 68%의 득표율로 32%에 그친 경쟁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완전히 제압했음에도 미 언론들은 대부분 전세를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힐러리 의원의‘때늦은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은 이날 푸에르토리코 경선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제까지 치러진 경선 결과를 종합하면 자신이 총 득표수에서 오바마 의원을 앞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선 완주를 거듭 다짐했다. 힐러리 의원은 총 득표수 우위 주장을 11월 대선 본선에서의 경쟁력과 연결시키면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민주당 슈퍼대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최대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어느 후보가 가장 잘 미국인들을 대표하고 있는가”, “11월 본선에서 공화당 경쟁자를 누가 잘 물리칠 수 있는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누가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지도자인가”라는 질문을 잇달아 던지며 자신이 가장 잘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주장했다. 힐러리 의원은 마지막 남은 3일 사우스다코타와 몬태나주 경선을 앞두고 자신이 총 득표수에서 앞서고 있다는 내용을 앞세운 TV 광고를 1일부터 이 지역에 방송하기 시작했다.
힐러리 의원에게는 2월5일 ‘슈퍼화요일’대회전에서의 사실상 무승부와 직후의 11연패가 결정적 패인이 됐으나 그 이후엔 승률 등에서 오바마 의원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 미시간주 경선 결과를 포함해 예비선거를 치른 지역의 각 주자별 득표수를 비교했을 때 힐러리 의원이 1,746만여표를 득표, 1,724만여표를 얻은 오바마 의원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의원의 주장에 근거가 있음을 의미한다. 힐러리 의원은 또 푸에르토리코 경선 결과에서도 나타났듯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백인 생산직 근로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주요 지역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힐러리 의원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 중 흑인을 제외한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본선 경쟁력을 주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힐러리 의원측은 아직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슈퍼대의원들이 대부분 자신을 지지하도록 하는데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으나 대의원수 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3일 마지막 경선 이후 슈퍼대의원들이 오바마 의원쪽으로 몰려 갈 경우, 경선 사퇴 의사와 함께 오바마 의원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상정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은 힐러리 의원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미시간ㆍ플로리다주 경선 결과를 절반만 인정키로 한 당헌당규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경선을 8월말 전당대회까지 끌고 가려 할 경우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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