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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베스의 숨겨진 아들" 30세 남성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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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베스의 숨겨진 아들" 30세 남성 기자회견…

입력
2008.06.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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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두 번째 부인과 딸 양육권 소송으로 망신살이 뻗쳤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53) 대통령이 이번엔 숨겨 놓은 아들을 자처하는 남자가 출현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의 사생아라고 주장하는 올해 30세의 잘로몬 페르난데스는 최근 현지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까지 열고 자신의 ‘신분’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두 차례 결혼한 차베스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딸만 네 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첫 번째 부인과 2004년 갈라선 두 번째 아내 마리자벨 로드리게스 사이에서 모두 1남3녀를 낳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일 전한 바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차베스 대통령이 육군장교로 복무하던 1970년대 말 근무지인 마라카이에서 그의 어머니와 만나 사랑에 빠져 자신을 낳았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나중에 첫 번째 아내가 된 콜레나레스와 데이트를 하는 동안에도 카르멘 페르난데스와 교제했다고 한다.

한때 선원으로 일한 페르난데스는 차베스 대통령과 생모인 카르멘 페르난데스가 같이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2001년 심장병을 앓은 뒤 처음 생부가 누구인지를 얘기해 주었다고 한다.

페르난데스는 자신의 실체를 알게 된 뒤 차베스 대통령 앞으로 수많은 편지를 보내고 친척들을 찾아 다녔다. 또한 차베스 대통령이 일요일마다 직접 출연하는 <안녕하세요 대통령님(alo presidente)> 프로그램에 방청객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답장을 받은 적이 없다고 페르난데스는 전했다.

외모상 차베스 대통령과 상당히 흡사한 그는 자신이 대통령의 핏줄이란 사실을 입증할 증거 자료를 베네수엘라 정보기관에 이미 제공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페르난데스는 조부모가 되는, 차베스 대통령의 부모를 만나 왔으며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고모 한 명과는 상당히 친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돌연한 등장으로 차베스 대통령 못지않게 속이 타는 것은 집권 사회당이다. 페르난데스가 친아버지의 뒤를 따라 정계에 입문해 차베스 대통령 고향인 카라보보주의 지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탓이다.

지난주 페르난데스는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차베스 대통령을 만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좌절됐다면서 이는 사회당의 고위 당국자들의 훼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는 “아버지(차베스)도 나도 말은 안 해도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다”며 “그는 내가 따라갈 본보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은 아직까지 사생아의 존재에 대해 가타부타 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고 있다.

급진적인 사회주의 정책 추진과 반미 노선, 거침 없는 발언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차베스 대통령은 잇단 정책실패로 인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때문에 인기 만회를 위해 차베스 대통령은 요즘 들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뜻하지 않은 ‘아들’의 등장으로 이미지에 재차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페르난데스를 공개적으로 숨겨놓은 자식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그를 둘러싼 억측이 갈수록 무성해지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단지 아버지에게 내가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직접 전하고 싶다”며 “언젠가는 정치 행사나 가족 모임에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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