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7%성장ㆍ소득4만달러ㆍ7대강국) 공약을 퇴색하게 만든 건 단지 유가 등 대외악재에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 환율, 금리, 추경, 민영화 등 주요 현안마다 불협화음과 함께 혼선을 빚고있는 이명박 정부 경제팀이 사실상 더 큰 악재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경제팀 내부에서는 불협화음의 연속이었다. 환율과 금리 정책이 대표적. 성장(대외균형)을 중시하는 기획재정부와 고유가로 인한 물가 압박 속에 안정을 택한 한국은행은 노선 자체가 달랐다.
재정부가 고환율-저금리를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금리결정까지 개입하려는 움직임도 환영받지는 못했다. 양측의 간극이 커질수록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가 내놓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강 장관은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감세를 요구하는 한나라당과도 갈등을 빚었다. 청와대에서도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한 어렵다는 판단을 하면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재정부가 아직 추경을 포기한 것은 아닌 만큼 불씨는 남아있다.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놓고도 재정부-금융위-청와대의 혼선은 여과없이 드러났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산은 단독 조기 민영화를 추진하는 와중에 강 장관이 뒤늦게 메가뱅크론을 들고 나온 것.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이 전 위원장을 지원하면서 메가뱅크론은 들어갔지만, 경제팀 내 불협화음과 콘트롤타워의 부작용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최근까지도 부처간, 행정부와 청와대 간의 소통 부재로 고유가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 부처간 사전 조율없이 지난달 28일 급조된 고유가대책을 놓고 청와대는 ‘미흡하다’며 낙제점을 줬다. 재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부정적이지만 청와대는 유류세 인하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면서, 민생대책마저도 경제팀 소통 부재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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