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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까마우 靑衣의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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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까마우 靑衣의 천사들

입력
2008.06.0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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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도 그들의 열의를 꺾지 못했다. 봉사의 기쁨에 중독된 사람들 같았다. 낡고 좁은 병원의 4개의 임시 수술방에선 한국에서 온 의사와 간호사들이 언청이 등 얼굴 기형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는 수술에 몰입 중이었다. 푸른색 수술복을 입은 의료진은 쉴 새 없이 손놀림을 해대며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져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베트남의 최대 경제도시 호치민에서 남서쪽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1시간 10분 가량 날아가니 비옥한 메콩 델타의 끝자락인 까마우(Ca Mau)가 한 눈에 들어왔다. ‘깡촌’인 까마우까지 가는 동안 낮은 구릉 하나 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곡창지대가 인상적이었다.

한국 의료진이 까마우에서 봉사활동을 벌인 것은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9일간이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이들은 가난한 가정의 얼굴 기형 어린이들에겐 새 삶을 불어넣는 천사나 다름없었다.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민간대사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봉사단은 세민얼굴기형돕기회를 이끌고 있는 백롱민 박사(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과장)를 단장으로 서울대 병원 의사, 개업의, 간호사 등 2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휴가를 내고 이곳을 찾아 하루 30여명씩 250명의 어린이들을 수술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베트남 지역을 돌며 봉사활동을 벌여온 백 박사는 “돕는 것이 중독이 돼서 계속 하고 있다”면서 “수술 후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한다. 지금까지 2,500여 명의 얼굴 기형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이들의 활동은 현지에서 통신사업을 하는 SK텔레콤이 수술 장비와 소모품 등을 지원했기에 가능했다. 지구촌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진과 해외 사회공헌 사업에 관심을 기울인 기업의 파트너십이 결실을 본 것이다.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은 해외 전략지역에 판매ㆍ투자 거점을 구축하는 글로벌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물건만 팔아먹는 과거 일본기업 식 ‘경제동물’ 행태를 보여 현지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국내 기업들도 이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경영에 힘써 글로벌 코리아의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

까마우(베트남)=이의춘 논설위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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