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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러고도 '경제 살리기'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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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러고도 '경제 살리기'라 할 수 있나

입력
2008.06.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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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원자재난 충격이 지속되면서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산업현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과 가계의 심리가 위축돼 내수는 내리막길이고, 물가-성장-경상수지의 ‘3각 파고’는 하반기 경기가 더 나쁠 것이라고 연신 경고음을 울려댄다. 주요 요인은 지구촌을 강타한 오일쇼크와 원자재 파동이지만,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적 리더십 혼선이 초래한 부분도 크다. 난국일수록 정부가 정책적 비전과 수단을 명확히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모아가야 하는데, 그런 역량이 없으니 참으로 딱하다.

어제 나온 ‘4월 산업활동 및 국제수지 동향’은 경기하강 추세를 뚜렷이 보여줬다. 고환율 정책 덕분에 수출만 그나마 증가세를 유지할 뿐, 소비재 판매와 설비투자 등의 내수지표는 제자리 걸음이거나 마이너스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3개월째,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6개월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적자로 돌아선 경상수지도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1~4월 누적적자가 67억 달러를 넘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의 9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더욱 싸늘하다. 대한상의가 1,5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전망을 물어 작성한 경기실사지수는 92에 그쳐, 기준치(100)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6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5월 업황조사와 맥을 같이한다. 민관 경제연구소들의 예측은 더 우울하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미국 경기침체로 수출 증가율까지 꺾이면 하반기 성장률은 4%도 안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KDI와 금융연구원 등은 이미 연 성장률 전망치를 4%대 중반으로 낮췄다.

산업과 생업현장의 혼란을 보면 이 정도 성장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경유대란을 못 견딘 화물업계의 총파업 예고로 물류대란이 우려되는 판에 건설현장의 덤프트럭 등도 운행 중단을 선언해 공사대란도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물가고에 서민들은 장바구니만 들면 한숨부터 나온다. 그런데 정부의 대응은 늘 느리고 내용도 부실하다. 밑천을 드러낸 사람들에게 분에 넘치는 요구를 하기보다, 팀을 전면 쇄신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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