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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아나키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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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아나키즘 이야기

입력
2008.05.3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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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 이학사

러시아의 혁명가, 급진적 무정부주의자 바쿠닌이 1814년 5월 30일 태어났다. 1876년 몰. 19세기 유럽의 혁명운동에 바쿠닌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은 드물었다. 체코, 독일, 러시아, 폴란드, 이탈리아의 봉기에 직접 참여했고 멀리 스페인에까지 그의 영향은 미쳤다. 그는 ‘매력적인 혁명가’의 원형적 인간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의 주인공 스타브로긴의 모델이 바쿠닌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일. <역사란 무엇인가> 의 E. H. 카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전기도 썼고, 바쿠닌에 의해 가장 격렬하게 비판당한 마르크스의 전기도 썼지만, <반역아 미하일 바쿠닌> 이야말로 그의 평전작업의 백미로 꼽힌다.

바쿠닌으로 대변되는 무정부주의, 아나키즘은 현실의 혁명운동으로서는 힘을 잃었을지 몰라도, 그 사상으로서의 매력과 영향력은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아나키즘은 역사적으로 한번도 승리해본 적이 없다. 아니, 역사의 주류가 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아나키즘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의 아나키즘은 부식하는 인간의 사회성을 복원하는 휴머니즘의 기획이며 가짜 민주주의, 가짜 자본주의에 맞서 개인의 자유를 지키려는 의미있는 노력이다… 아나키즘은 우리 시대 삶의 지표로 삶아 숨쉬고 있다.”(구승회 등 지음 <한국 아나키즘 100년> 에서). 국내에서도 아나키즘의 현재적 의미, 한국 아나키스트 운동사에 관한 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나키즘 이야기> 는 노동법 전공이면서 인문ㆍ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80여권의 저ㆍ역서를 낸 법학자이자, 한국아나키즘학회를 창설한 박홍규(56)의 흥미로운 책이다.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에 나타난 아나키즘의 정신부터 맛보기로 말을 꺼낸 그는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를 푼 다음, 그 기원과 역사와 사상, 아나키스트들 그리고 아나키즘 예술과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불온하게 치부됐던 아나키즘이 왜 ‘자유ㆍ자치ㆍ자연의 삼자주의(三自主義)’를 위한 대안이 되어야 하는지, 해박하고 명쾌한 글을 읽는 재미가 크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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