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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동북아 균형 위해 美편중 바람직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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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동북아 균형 위해 美편중 바람직 안해"

입력
2008.05.3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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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동북아 균형의 측면에서 미국 한쪽으로 치우치는 외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한국 언론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가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균형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은 한국이 미국으로 치우친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나 자신도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진 피해를 당한 중국이 상중(喪中)이라고 여러 번 언급하면서 “큰 상을 당한 중국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는.

“알찬 성과가 있었다. 중국 지도자들로부터 미래를 향해 가자는 말을 듣고 상당히 신뢰가 생겼다.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이야기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중국 측에 이야기했다. 가장 큰 성과는 경제 협력 관계이다. 중국은 한중교역액이 2010년이면 2,0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면서 교역을 확대하자고 했다. 특정 기업들이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도 금년이 지나면 성과가 나올 것이다.”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검토가 합의됐는데 로드맵은 있는가.

“합의 내용은 FTA를 적극 추진하는 게 아니라 ‘계속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차이가 크다. 한중 FTA는 검토하고 고려할 사항이 많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쓰촨(四川) 대지진 발생 후 한국 인터넷에 중국이 천벌을 받았다는 글이 떴다. 우리 국민이 아닌 한중 관계를 이간하려는 세력이 했을 것이다. 정성을 다해 한중 관계를 좋은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

▲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가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왔다.

“일본 신문들은 한국 대통령이 중국에서 환대받고 관계를 격상시킨 배경을 한미, 한일 관계가 공고해지는 데 따른 중국의 대 한국 접근으로 분석했다. 한중 관계 발전의 가장 큰 요인은 경제 관계이다. 중국은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본다. 중국은 동북아의 균형에 비춰 한국이 미국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나 자신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균형적 외교가 필요하다. 가까운 친구나 이웃은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함께하는 것이라고 중국 측에 말했다. 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석하듯 재난현장에 가서 위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 지도자들의 지진 충격이 생각보다 훨씬 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 일각에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자는 얘기가 있다.

“중국 시장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장 개척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중국 시장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에서 중국 시장을 가장 정확히 분석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중국 시장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기구가 필요하다.”

▲ 현 정부의 외교 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선지 이제 세 달이다. 벌써 실용외교가 꽃을 피웠으면 정상이 아니다. 실용외교의 성과는 내년 하반기쯤 나타날 것으로 본다.”

▲ 한중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안보 군사 분야에서도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가 될 지에 회의적이다.

“각도를 달리 볼 필요가 있다. 한ㆍ미ㆍ일 3국 협력이 진행되면서 동시에 한ㆍ중ㆍ일 3국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중국 측에 한ㆍ중ㆍ일 3국 협력을 얘기했다. 9월에는 한ㆍ중ㆍ일 3국 정상이 일본에서 만난다. 한ㆍ미ㆍ일, 한ㆍ중ㆍ일 협력에 한국이 모두 들어간다. 한국이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지진 현장을 가는 이유는.

“한중 우의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재해 현장에 가면 중국 정부가 꺼려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27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만찬에서 내가 어려운 일을 당한 이웃나라 중국에 와서 어려운 곳도 안 가고 위로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을 꺼냈다. 후 주석은 ‘시간을 많이 빼앗길 텐데 괜찮겠냐’고 물은 뒤 즉시 양제츠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하고 조치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 대통령은 지진 현장을 방문하는 첫 외국 국가원수’라고 말했다. 10년 이상 걸릴 우의 구축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에서 방문을 추진했다. 이번 일을 계산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진정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으로 생각해 달라.”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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