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스콧 매클렐런 전 백악관 대변인이 폭로성 회고록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참모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이 공개되자 백악관은 “책을 팔기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텍사스 사단’의 일원으로 2006년 4월까지 3년 가까이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매클렐런은 다음달 2일 발간되는 회고록에서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 편의에 따라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옛 보스’에게 독설에 가까운 공격을 퍼부었다.
미 언론들이 28일 미리 입수한 매클렐런의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나 : 부시 백악관의 내막과 워싱턴의 기만문화’의 발췌본에 따르면 매클렐런은“부시 대통령은 중동 장악을 목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했으나 반대 여론 무마를 위해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과장, 진실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매클렐런은 나아가“부시의 지도력은 토론이 아니라 본능이나 확신에 의존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매클렐런은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에 대해선 “부시 대통령의 전쟁 결심을 부추겼으면서도 이라크 침공과 WMD 정보 왜곡 등과 관련된 자신의 책임을 교묘하게 모면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인물”로 깎아 내렸다. 그는 “딕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서부터 테러용의자 구금 문제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모든 것을 막후에서 요리하는 ‘요술쟁이’”라는 말로 체니 부통령의 과도한 영향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매클렐런의 ‘배반’이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자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슬프다”며 “그는 우리가 알았던 과거의 매클렐런이 아니다”고 말함으로써 회고록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매클렐런이 그토록 백악관 경험에 불만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 우리는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다”며 매클렐런의 뒤늦은 불만 표출에도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매클렐런으로부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노출 사건인 ‘리크게이트’때 거짓말을 했다는 공격을 당한 칼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 차장은 “매클렐런은 좌파 블로거처럼 말하고 있다”며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면 진작 말했어야 했다”고 쏘아 붙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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