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재보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오자 정치권도 긴장하고 있다. 작은 선거지만 그 결과가 정국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6월 3일) 다음날 선거가 치러져 새 정부 100일 평가 성격도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패한다면 여권이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국정쇄신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6ㆍ4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9명, 광역의원 29명, 기초의원 14명을 뽑는다. 이중 아무래도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가 관심이다. 새 정부 초기 국정 실패와 쇠고기 파동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한나라당은 불안하다. 그러나 의외로 현재까지 판세는 그리 나쁘지 않다. 한나라당은 29일 “두 차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후보를 낸 6곳 중에서 무소속에게 뒤지고 있는 경남 남해군수를 제외하곤 5곳 모두에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청도군수와 경남 거창군수는 확실한 승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역시 관건은 수도권이다. 서울 강동구청장, 인천 서구청장, 경기 포천시장 이 세 곳의 승부가 민심 향배의 바로미터가 된다. 한나라당 이명규 사무부총장은 “포천시장은 우세이고 강동구청장과 서구청장은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강행 등으로 민심이 더 악화한다면 한나라당이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실제 당 내에선 “상황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수도권 광역의원 선거도 좋지 않다고 한다”라는 등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민주당도 이런 점을 감안, 수도권 3곳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강동구청장 승리에 집중한다. 기초단체장 5곳에 후보를 낸 민주당은 “강동구청장은 백중우세, 서구청장과 포천시장은 백중열세”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심 쇠고기 파동 등으로 재보선 환경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 강동구청장뿐 아니라 서구청장 등에서의 승리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은 것이 문제인데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만약 수도권 두세 곳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패한다면 민심이 돌아섰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된다. 이 경우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초반 정국 주도권에 제약이 불가피하고, 나아가서는 여권의 전면적 국정쇄신 요구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민주당은 반전의 계기를 잡아 견제야당으로서의 위상 정립에 탄력을 얻을 수 있다. 쇠고기 재협상론에도 힘을 더할 수 있다. 물론 민주당이 패한다면 또 한번 무기력증 속에서 당을 다시 추스릴 다른 모멘텀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이번 선거가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아 조직력이 선거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때문에 민심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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