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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쇠고기·개헌 등 초반부터 난제 첩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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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쇠고기·개헌 등 초반부터 난제 첩첩

입력
2008.05.3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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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대통령 탄핵의 격랑 속에 출범했던 17대 국회가 29일로 막을 내리고 30일부터는 새로운 얼굴의 18대 국회가 막을 올린다. 헌정 사상 최초로 진보진영이 장악했던 의회권력이 보수진영으로 회귀한다는 점에서 변화도 적지 않고 할 일도 많아질 전망이다.

18대 국회 초반부터 여야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쇠고기 정국의 해결이다.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발표와 야권의 장외투쟁 선언으로 정국은 가히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에 실린 아슬아슬한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여야의 원구성 협의까지 답보상태에 머물 경우 자칫 ‘반쪽짜리 국회’나 ‘개점 휴업’상태마저 우려된다. 재협상이든 추가 협상이든, 아니면 정부의 추가대책이든 여야는 18대 국회의 명운을 걸고 국회에서 정국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개헌문제도 숙제다. 벌써부터 개헌을 연구해 보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하는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가 좌초했듯이 대통령 임기 후반의 개헌논의는 레임덕이나 대선정국 격랑 속에서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개헌논의를 하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당위론적으로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은 직선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21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시대변화를 담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화 실현으로 대통령 5년 단임제의 중심적 가치는 이미 충족된 상태고, 대신 정권 초반부터 차기를 겨냥한 정치게임의 범람, 임기 말 레임덕 등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실용국회다. 17대 국회가 이념과잉과 정쟁으로 점철됐다는 비판은 18대 국회에 민생문제의 실질적 해법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살리기 국회’가 되라는 것이다. 17대에서 의원발의로 제출된 법안은 6,387건으로 역대 최다였지만 법안 가결률은 21.2%(1,351건)에 그쳐 5대 국회(1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따라서 17대가 해결하지 못한 민생법안은 18대의 당면 과제가 돼있다. 고유가대책, 서민물가안정에서부터 4대 보험 징수통합, 대학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은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실종된 상생정치’의 복원은 여야 모두에게 던져진 과제다. 여야는 개혁법안과 새해 예산안, 행정수도 이전 등 쟁점현안이 떠오를 때마다 완충지대 없이 충돌해왔다. 18대 국회 초반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가장 먼저 던져질 것이고 이를 어떻게 다루고 처리하느냐가 여야의 정치력을 확인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정당의 당론채택 남발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지적된다. 강제당론이 독립적 헌법기관인 개별 의원들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구속, 극한 대립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치성이 적은 민생관련 법안에서는 자율투표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 주목받는 의원들/ 'MB 입' 조해진'북핵' 송민순'빈민대모' 강명순…

18대 국회에서는 누가 기대주일까. 17대에서는 386 의원들이 상종가로 시작했다가 훗날 하한가로 추락했듯이, 주목받는 기대주는 그 만큼 견제와 주시를 받는다는 부담도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초선의원 82명의 활약이 주목된다. 당내 중진들이 대거 낙천, 낙선하면서 자연스레 초선들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단연 눈에 띄는 기대주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부대변인을 지낸 조해진 의원. 대선 때 공보를 맡았던 그의 장점은 유연한 처신, 탁월한 소통능력이다. 이명박 정부의 결정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독선과 오만, 소통능력 부족을 해소하고 민심을 정확히 전달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학자인 유일호 의원도 주시할 대상.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조세ㆍ재정 전문가인 그는 정책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빈민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강명순, 한국노총부위원장을 지낸 강성천 의원, 장애인인 이정선 의원은 한나라당의 약한 부문인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에서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변호사, 씨티은행 부행장의 화려한 경력에다 당 대변인까지 맡고 있는 조윤선 의원과 참여정부에서 '꼿꼿한' 국방장관을 지낸 김장수 의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근혜 전 대표 최측근으로 언론창구 역할을 한 이정현 의원도 활발한 의정활동이 기대된다.

중진 중에서는 비주류의 길을 벗어나 원내 사령탑을 맡은 홍준표 원내대표도 당내 화합과 야당과의 소통에서 능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그는 늘 "다른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신풍(新風)'을 예고해왔다.

통합민주당도 초선들이 우선 눈에 띈다.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의원은 북핵 문제의 진전을 끌어낸 인물로 북핵 문제나 외교통상 분야에서 초선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셌뼈? 건교부장관을 역임한 이용섭 의원은 부동산정책이나 세정에서 전문성이 있다. 전 금융통화위원인 이성남 의원은 금융전문가로, 국가청소년위 위원장을 지낸 최영희 의원은 청소년 문제나 복지정책에서 두각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서울에서 드물게 살아남은 재선의 최규식 의원(강북을)이 그 동안 취해온 겸손한 의정활동에서 보폭을 넓힐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여성 최초 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영애 의원과 당 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한 박선영 당선자도 눈여겨볼 초선이다.

최초의 환경미화원 출신인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비정규직법 개정 등 핵심 쟁점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도 환경문제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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