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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교사 폭행' 축소·은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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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교사 폭행' 축소·은폐 시도

입력
2008.05.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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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담임 여교사 폭행(한국일보 28일자 10면) 사건과 관련, 교육 당국이 해당 학교의 허위보고만 믿고 진상 조사는 물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 등 사건을 축소ㆍ은폐하려 해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강서구 A초등학교는 사건 발생 하루 뒤(23일) 강서교육청에 ‘담임 교사의 체벌을 피하려던 학생이 우발적으로 휘두른 팔에 맞아 교사가 부상을 입었으나, 해당 학생과 학부모가 사과하는 등 일이 원만하게 잘 처리됐다”고 보고했다.

강서교육청 실무 관계자는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26일 상급 기관인 시교육청에 ‘학교측 주장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보고했고, 시교육청도 보고만 믿고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팔을 휘두르다 우연히 교사가 맞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A초등학교 교장도 28일 오전 시교육청 기자실을 방문, “피해자인 이모(32ㆍ여) 교사가 제자를 용서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해 근무하고 있다”며 “우발적 사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과 달리, 피해 교사와 목격 학생은 물론 가해 학생과 학부모마저 의도적 폭행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당시 폭행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에 따르면 폭행 직후 이 교사는 제자에게 맞은 사실이 억울해 청소를 하던 다른 학생들에게 입술이 터져 피가 나는 자신의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도록 했다.

이 교사는 또 정신적 충격으로 23, 24일 결근했고 월요일인 26일 출근을 하기는 했으나 수업은 진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당국이 불미스런 사건을 적극 해결하기보다는 파문 확산을 막는데만 급급하면서, 이 교사의 동료 교사는 물론이고 가해 학생의 학부모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A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가해자 학부모가 정식 사과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수업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며 “학교 명예만 생각해 무조건 사건을 덮어버리려는 학교 측에 실망했고, 교사를 폭행한 학생이 있다는 사실도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 아버지 김모씨도 “학교측이 계도 노력은 제쳐두고 사건 은폐에만 매달려 전학을 강요했으며, 전학을 거부하자 특별한 교육도 없이 과학실 등에 아이를 놔둔 채 수업을 받지 못하게 했다”며 반발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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