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재벌들이 무분별하게 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백 위원장은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강연에서 “재벌들은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시각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백 위원장의 발언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이 폐지됨에 따라 재벌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민영화 과정의 공기업들을 싹쓸이 인수ㆍ합병(M&A)함으로써 경제력집중이 심화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백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무분별한 확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다”며 “기업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재벌들도 시장의 신뢰를 생각하면서 투자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벌들에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노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 위원장은 “특검 이후 삼성그룹이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했는데 (계열사간)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된 로드맵을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카르텔(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유류, 은행수수료, 학원비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와 철강, 석유제품 등 국가경쟁력에 영향이 큰 분야가 중점 감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