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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솔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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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솔직하기 어렵다

입력
2008.05.2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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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힘든 일이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윗자리 사람일수록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사람 숫자가 많을수록 솔직하기가 어렵다. 그토록 친한 사람들이었는데, 서로 지나치게 솔직한 대화를 나눈 뒤, 절교한 이들을 여러 번 보았다.

누구나 꼬집히면 아프다. 절대 안 아플 테니까 힘껏 꼬집어줘, 라고 했다한들, 막상 꼬집히면 되게 아프고 그 아픔은 오래 간다.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가 나에게 했던 솔직한 말들이 바늘처럼 꾹꾹 찌른다. 게다가 솔직한 얘기는, 절대 비밀이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여도 엄청난 소문이 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위험이 있다. 사회나 정치 문제를 화제로 삼을 때도 서로 견해가 다르다는 게 명확하면 솔직한 얘기를 안 하는 게 좋다.

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담은 말들이 충돌하면 말싸움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까지도 다치게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특히 솔직하면 불리하다. 왕따 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 분위기 파악하고 말의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걸 다 따져가며 말하겠는가. 그래서 솔직해도 부담이 없는 돈 버는 방법, 음식, 영화, 연예인, 스포츠, 외국여행 같은 것들이 중심 말안주가 되는 것일 테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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