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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硏 "씨티은행·HSBC보다 산탄데르은행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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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硏 "씨티은행·HSBC보다 산탄데르은행 배워라"

입력
2008.05.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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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 다가온 자본시장통합법 시대. 국내 은행들의 대비책은 저마다 대동소이하다. 투자은행(IB), 대형화, 해외진출 등을 외치지만 종합해 보면 결국 ‘모든 분야를 다 잘하겠다’는 것. 닮고 싶은 모델 역시 씨티, HSBC, UBS 등 세계 톱 클래스 은행들 뿐이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요즘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확실히 하자’는 현실론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발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자는 뜻인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다소 생소한 해외 은행들이 모델로 떠오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독보적 위치를 확보한 글로벌 은행들의 성공전략을 분석했다.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은 올들어 갑자기 유명세를 탔다. 3월 하나은행장에 취임한 김정태 행장이 취임전 산탄데르에서 특별 과외를 받고 왔다는 소식에 이어,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이 은행이 모범사례로 언급됐기 때문.

1985년만 세계 152위, 스페인에서도 6위에 불과했던 산탄데르 은행은 지난해 총자산 1,300조원의 세계 8위 은행으로 급부상했다. 비결은 대규모 확장정책. 하지만 닥치는 대로 삼키는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 철학이 있는 확장이었다. 산탄데르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권에 주목했다. 언어와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만큼 해외진출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남미 대륙에도 지점이 많은 경쟁은행(센트럴히스파노 은행)을 인수해 교두보를 마련한 뒤, IB 등 생소한 분야보다는 원래 강점이 있던 개인 소매금융에 집중했다.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이를 “넓힐 것은 넓히되 고수할 것은 고수하는 전략”으로 평가했다.

세계 30위권이자 브라질 최대 상업은행인 방코 브라데스코 역시 공격적인 M&A로 성공한 사례. 65년 역사동안 무려 30개 은행을 인수하면서도 주로 국내, 그리고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췄다. 브라질은 밀림지역이 많아 전체인구(1억8,000만명) 중 1억명 정도만 은행거래가 가능한 나라. 브라데스코는 밀림 오지에도 지점을 세우는 대규모 지점망을 토대로 은행 고객층의 3분의1인 3,500만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자신만의 강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성공한 은행들도 있다. 69년 직원 3명으로 시작한 호주 맥쿼리은행은 공항 도로 항만 등 ‘지은 뒤 돈이 될 만한’ 투자처를 콕 찍어 투자하는 인프라 투자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철저한 사전 수익성 검토와 사업과정 체크는 기본. 그 결과, ‘백만장자의 공장’ ‘인프라펀드는 맥쿼리’ 같은 별명이자 칭송을 누리고 있다.

미국내 5위 은행인 웰스파고는 새 영역개척보다 기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지역밀착 영업으로 성공했다. 4개 증권 자회사를 통해 주식중개, 신탁,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파는 ‘교차판매’ 전략으로 고객 1인당 상품판매개수(8개)가 미국에서 가장 많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최근 “기업은행의 모델은 웰스파고처럼 작지만 탄탄한 은행”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 연구원은 “사실 씨티그룹이나 HSBC 같은 대형 글로벌은행은 몇 곳 되지 않는다”며 “이들 4개 은행은 잘 할 수 있는 부문만을 특화했다는 점에서 글로벌ㆍ대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내 은행들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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