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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폭풍의 언덕'으로 본격 연출 선언 송현옥 교수/ "가벼운 이 시대에 낭만주의·상상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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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폭풍의 언덕'으로 본격 연출 선언 송현옥 교수/ "가벼운 이 시대에 낭만주의·상상력 필요"

입력
2008.05.2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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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인 송현옥(47) 세종대 영화예술학부 교수가 연출하는 연극 <폭풍의 언덕> 이 6월 5~15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3년째 재공연이지만 연극 평론가 겸 연출가로 활동해 온 송 교수에게 이번 공연은 연출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본격적인 시험대다.

송 교수는 “재작년에는 평론가로서 연출 스타일 개발에 애썼다면 지난해에는 대중의 코드를 이해한 해였다”며 “이번 공연은 실험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품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트루그(극작 고문)를 거쳐 2005년부터 <하녀들> <파우스트> 등의 연출을 맡아 왔지만 그가 유독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 애정을 쏟는 것은 “연극은 시대가 잃어버린 사회적, 철학적 사유를 담아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21세기에 왜 하필 19세기의 소설이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유희적 가벼움의 끝이 보이는 이 시대에 낭만주의와 신화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의 시간을 넘어 영혼의 사랑으로 이어지는 히스클리프의 사랑은 이 시대가 잃어버린 남성의 지독하고 강한 사랑을 보여주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 추상조각의 선구자인 송영수 전 서울대 미대 교수의 딸이기도 한 송 교수는 “어려서 아버지의 아틀리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감각적 요소에 민감한 것 같다”면서 “공연예술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이려면 연극도 조형미가 중요하다”고 연출 철학을 밝혔다.

신체 언어의 활용을 중시 여기는 그는 이번 공연도 무용과 접목한 형식으로 선보인다. 캐서린의 유령 역할은 무용을 전공한 그의 첫째 딸 오주원(23)씨가 맡았다.

정치인의 아내로서 받을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극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문화적 사명감’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저 뿐만 아니라 연극하는 분들은 다들 그냥 좋아서 하는 거예요. 기초 예술이 탄탄해야 한류로 불리는 연예 산업도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많이 관심을 안 가져 주시는 것 같아요. 남편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는 영문학 전공자로서 아끼는 희곡이 무대에서 완성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시작한 연출 일에 요즘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작년에 <폭풍의 언덕> 을 보신 친구 어머니께서 제 손을 꼭 잡고 돌아가신 남편 분을 만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가슴이 찡하던지…. 산고의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지만 이 맛에 제가 연극 연출을 한다니까요.” 공연 문의 (031)783-8000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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