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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저자 생태운동가 호지 "反세계화·反개발·反성장이 환경복원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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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저자 생태운동가 호지 "反세계화·反개발·反성장이 환경복원의 해법"

입력
2008.05.2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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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전통방식으로 목축을 하는 나라들로부터 매년 100만톤 가량의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합니다. 이는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소를 키우는 미국의 목축방식이 소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미국인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최하는 ‘문명과 평화’ 국제포럼 참가차 한국을 찾은 스웨덴 출신의 생태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62)는 27일 인터뷰에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급급한 한국을 보니 마치 미국의 식민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계화와 자유무역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생각이 잘못됐음을 사람들에게 교육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지는 “자유무역을 통해 쇠고기를 세계시장에 내다파는 미국과 호주 목축업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현상이 왜 발생할까”라고 반문하며 “결국 자유무역을 통해 글로벌경제가 구축되면 모두 더 잘 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세계화로 이득을 보는 일부 다국적기업들의 감언이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8일 발표하는 ‘지역화를 통한 자연환경의 복원’이라는 주제발표에서도 반세계화, 반개발, 반성장의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생산과 교역이 글로화한 구조는 필연적으로 자원고갈, 토지와 강의 오염, 공동체의 파괴, 빈곤의 증대를 가져오며, 자신의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물자를 구하는 ‘지역화’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호지는 저개발국가 사람들의 개발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부당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개발과 성장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차대전 후 세계가 힘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광고와 미디어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인간의 개발욕구, 성장욕구는 자극됐다. 그러나 이런 개발ㆍ성장 시스템은 가난한 사람들의 물질적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부자들로 하여금 돈을 더 많이 벌도록 해주는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런던대 동양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5년 인구 13만명의 공동체 ‘라다크’ 지역을 방문한 후 이 지역에 서구문명이 유입되면서 빚어지는 갈등을 16년 동안 관찰하며 <오래된 미래> 를 저술했던 호지는 지금도 매년 2,3개월씩 라다크에 머물면서 공동체의 보존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오래된 미래> 는 96년 한국에도 번역돼 30만부 이상 팔린 생태운동분야의 스테디셀러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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