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 정치인 출신 장관 입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차기 한나라당 대표로 유력시되는 박희태 의원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다음 조각 때는 국회의원을 많이 입각시켰으면 좋겠다”며 “검증되고 전문성 있는 인재들이 많은데 이들이 입각하게 되면 당정 관계도 부드럽게 잘 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원내대표 당선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관은 정무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하며 따라서 의원들 가운데 반드시 장관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의원들이 장관으로서 행정부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 입각론은 새 정부 출범 100일도 되지 않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하는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주장이다. 한나라당 내에는 “현재의 위기가 현 내각의 정무적 판단 능력 부재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간 정부의 각종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당정 불협화음이 적지 않았던 것도 국회나 당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어 줄 정치인 출신 장관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에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한 명도 없다. 총 15명의 장관은 공직자나 민간인 출신으로 채워졌다. 조각 시점이 4ㆍ9총선과 겹치면서 정치인 출신을 입각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킨 결과다.
때문에 다음 개각에선 정치인 출신 장관을 내각에 포진시켜 국회와의 정책 조율 기능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할 각종 정책에 대한 대국민 소통을 이끌어내자는 게 정치인 입각론의 논리다. 벌써 향후 개각에서는 ‘정무 기능’이 인물 발탁 기준 가운데 주요 항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번 조각에서는 정치인 출신이 조각 풀(pool)에서 제외됐던 만큼 다음 조각에는 당연히 포함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개각이 단행될 경우 국회 상임위 간사를 겸하는 당내 정책조정위원장 가운데 2, 3명의 입각을 이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조정위원장단을 ‘내각 인재풀’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여권 신주류로 부상한 새 원내지도부 홍준표 임태희 콤비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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