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상회담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다른 듯 하면서도 닮은꼴이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기까지 살아 온 궤적은 다르지만 명분보다는 실리, 정치보다는 경제를 중시하는 실용주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후 주석은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일찌감치 각자의 분야에서 출세가도를 달려 왔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두 정상의 이 같은 공통점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회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기독교인이라는 종교적 신념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었다.
일단 두 정상의 성장 배경은 차이가 있다. 이 대통령은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어려서부터 직접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돈을 벌었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시위 주모자로 붙잡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현대건설에 입사해 35세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이후 정치권으로 옮겨 국회의원(14, 15대)과 서울시장을 거친 경영자 출신 정치인이다.
반면 후 주석은 중학교 때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 명문 칭화(靑華)대를 졸업한 뒤 기술관료로 깐수(甘肅)성 건설위에서 일했다. 이 때 이미 '차세대를 이끌 젊은 간부'로 뽑힌 뒤 공산주의 청년단의 일원으로서 덩샤오핑(鄧小平)과 후야오방(胡耀邦)의 총애를 받았다. 1992년 50세의 젊은 나이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파격 발탁돼 권력의 중심부에 진입했고, 2003년 최고 서열인 국가주석에 올랐다.
두 사람이 가장 통하는 부분은 실용주의 정신이다. 이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야 경제회복은 물론 선진일류국가를 달성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후 주석도 2003년 집권 이래 '경제 우선주의'를 일관된 통치 기조로 내세우며 개혁 개방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해 왔다.
또한 두 정상은 이 대통령은 67세, 후 주석은 66세로 동시대를 살아 온 동년배다. 임기도 이 대통령은 2013년 2월, 후 주석은 3월까지로 거의 같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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