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들을 수 없는 레퍼토리를 발굴해 녹음, 연주하는 ‘명반 제조기’로 유명한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47)가 다음달 1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에서 첫 국내 독주회를 연다.
허프는 그라모폰상을 무려 7회나 수상한 피아니스트다. 1987년 데뷔 음반에서 훔멜의 협주곡을 선택, 그라모폰상 베스트 협주곡 음반상을 받았고 이후에도 샤르벤카, 자우어, 요크 보웬, 페데리코 몸푸 등 생소한 레퍼토리들을 줄이어 녹음해 주목받았다.
그렇다고 비주류에만 매달리는 괴짜 연주자는 아니다. 2005년에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곡 전곡을 녹음, 하이페리온 레이블에서 최단 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재준씨는 스티븐 허프에 대해 “감춰진 비경을 들추는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자주 듣던 음악으로부터 새로운 인상을 전해주는 반면, 꼭꼭 숨겨졌던 음악으로부터는 친근한 요소를 부각시켜 마치 늘 우리 곁에 있었던 것과 같은 친숙함을 전해준다는 것.
허프는 피아니스트일 뿐 아니라 작곡가이자, 작가이기도 하다. 피아노곡을 비롯해 첼로 협주곡도 작곡했고,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위촉으로 2개의 미사곡을 초연하기도 했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신학 저서도 출판했다. 지난해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카톨릭교의 시선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베트남 공연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필력으로 음반 내지 해설을 직접 쓰는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매우 대조적인 두 개의 미니 리사이틀”이라고 썼다.
멘델스존의 <엄격변주곡> 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으로 이뤄진 1부에서는 변주곡 형식의 곡들을 통해 허프의 사려깊은 음악 정신을 접할 수 있고, 베버의 <무도회에의 권유> , 쇼팽의 <화려한 왈츠> ,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 등으로 꾸민 2부에서는 그의 화려한 연주를 즐길 수 있다. (02) 2005-0114 메피스토> 화려한> 무도회에의> 엄격변주곡>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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