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은 어제 당내 경선을 통해 18대 국회에서 제1 야당을 이끌 원내 대표에 수도권 출신 3선인 원혜영 의원을 선출했다. 전날에는 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어 18대 국회 정책방향을 논의하고, 유능한 대안 야당으로 거듭 날 것을 다짐했다. 외견 상으로는 18대 국회 체제를 갖춘 모습이다.
그러나 81석으로 축소된 민주당이 18대 국회에서 다짐대로 유능한 대안 야당의 역할을 다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8대 국회 정책방향으로 제시한 ‘중산층과 서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창조적 제3의 길’부터가 추상적이어서 얼른 감이 오지 않는다. 성장보다 물가 안정에 주력할 것, 중소기업과 저소득층 중심의 세제 개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반대 등 주요 정책과제가 제시되기는 했다. 하지만 ‘창조적 제3의 길’에 대한 구체적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참패한 민주당이 유능한 대안 야당을 담보할 비전과 정책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는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전반적으로 보수화한 정치사회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선명하고 강한 야당도 좋지만 책임 있는 자세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함께 요구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가 워크숍에서 “국민과 역사에 책임을 지는 국회의원, 18대 국회,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전투의식을 불러내 달라”고 촉구한 것은 이런 고민의 반영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제 3개월 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날카롭게 추궁하면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쇠고기 정국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는 18대 국회체제의 민주당에 당면 과제다.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 관철을 위한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원 구성 협상과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연계하고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고시 발표가 강행될 경우 장외투쟁도 벌이겠다는 태세다. 그러나 쇠고기 정국에 편승해 손쉬운 정치를 해가려고 하는 한 책임 있는 대안야당으로 거듭나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지금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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