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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신시내티 심포니·LA필의 한국인 단원들/ "큰 무대에서 갈고 닦은 기량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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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신시내티 심포니·LA필의 한국인 단원들/ "큰 무대에서 갈고 닦은 기량 보여드릴게요"

입력
2008.05.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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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연주자들이 잇따라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협연자로, 실내악 앙상블의 멤버로, 독주자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30, 3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하는 미국의 명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특히 한국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비단결처럼 반짝이는 현악으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한국 연주자들이 빚어내고 있다.

재미동포 데이비드 김(45)이 1999년부터 악장으로 현 파트를 총괄하는 것을 비롯해 캐나다 교포 줄리엣 강(32)이 부악장을, 장중진(41)이 비올라 수석을 맡고 있다.

이 밖에 피아니스트 한동일의 아들인 다니엘 한(바이올린), 원로 바이올리니스트 안용구의 딸인 안나 마리 안 페터슨(비올라), 마빈 문(비올라)-이현주(바이올린) 부부 등 한국계 단원이 여럿 포진해있다.

장중진과 줄리엣 강은 둘쨋날 공연의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에서 나란히 협연자로도 나선다. 음악감독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30일에는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을, 31일에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02) 399-1114

KBS교향악단은 29일 KBS홀과 3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의 협연자로 신시내티 심포니의 플루트 부수석 최나경(25)을 불렀다. 2006년 입단 후 지난해 부수석으로 올라서며 음악감독 파보 예르비의 총애를 받고 있는 최나경은 이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단원이면서, 관악 주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한국인이다.

최나경은 “미국 오케스트라는 인종에 대한 편견은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뉴욕에서는 악기를 들고 가는 동양인을 보면 무조건 대단한 연주자라고 생각할 만큼 동양인의 음악적 재능이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라자레프가 지휘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빈 필의 하프 수석 자비에르 드 메스트르와 함께 모차르트의 <하프와 플루트 협주곡 c장조> 를 연주한다. 둘은 2006년 최나경의 모차르트 음반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독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나경은 8월에는 서울 등 8개 도시에서 피아졸라와 푸졸 등의 음악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02) 781-2243

리차드 용재 오닐이 중심이 된 실내악 앙상블 디토의 멤버인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29)는 2005년 LA 필에 입단, 올해 종신단원으로 임명됐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도 눈에 띈다.

다음달 12일 호암아트홀에서는 베토벤 소나타 5번 <봄> 등으로 첫 국내 독주회를 갖고, 15일부터는 디토 공연으로 전국을 돈다. 10월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LA 필의 내한공연 때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1577-5266

지난 2월 뉴욕 필의 북한 공연 때도 부악장 미셸 김을 비롯해 8명의 한국계 단원이 참여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이주람은 지난해 보스턴 심포니의 최연소 종신단원으로 입단했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세인트루이스 심포니 등에서도 한국인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

보수적인 유럽 오케스트라 진출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서울시향의 제1바이올린 수석 김정민이 9월 런던 필 입단을 앞두고 있고 첼리스트 이유정이 지난해 몬테카를로 필에 입단하는 등 유럽으로도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추세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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