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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방에 임시국회 공전/ 한나라 "한미FTA, 17대 넘기는 건 국민 배신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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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방에 임시국회 공전/ 한나라 "한미FTA, 17대 넘기는 건 국민 배신 행위"

입력
2008.05.2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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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단독 소집한 나흘 간의 임시국회 회기가 26일 시작됐으나 여야의 의사일정 미합의로 첫날부터 공전했다. 대신 여야는 서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허공에다 대고 상대방 비난에 몰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FTA 비준안을 18대 국회 원 구성과 연계해 이번 임시국회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국민을 배신하고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버락 오바마의 언급은 FTA가 결국 한국에 유리한 내용이라는 뜻”이라며 “하루 빨리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국민이 이해해 주고 야당도 협조해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FTA는 우리나라 수출 여건을 확 바꿔 일자리 창출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FTA를 현재대로 비준되도록 해 이 조건을 기정사실화 해 놓지 않으면 향후에 얼마나 더 불리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조지 W 부시 정부가 의회를 설득할 수 있는 기간에 우리가 비준안을 처리해 현재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대로 확정이 되도록 하는 게 국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임채정 국회의장을 재차 찾았으나 임 의장이 외부에 나가 면담이 불발되자 ‘직권상정 재건의 요청서’를 의장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선 대책마련, 후 비준’ 원칙을 재확인하며 17대 국회에서는 처리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에도 응하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는 “정부 여당이 쇠고기 정국을 FTA 정국으로 전환해 모든 실정을 민주당과 야당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지금 처리하는 것은 절대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보완책을 마련해 가면서 미국 행정부가 비준안을 처리하면 그때 처리할 준비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쇠고기 협상에서 다 내 준 상태에서 비준안을 처리하자는 것은 정치 공세에 급급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미 쇠고기 재협상 관철을 위한 전면투쟁’을 결의하고 장외투쟁 방침도 시사했다.

또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야3당 원내대표는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문을 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 유예와 재협상을 촉구하고, 책임자 문책도 요구했다. 이들은 “장관 고시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국민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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