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은 끝내 78세 거장을 외면했다.
올해 칸영화제의 최대 이변은 <체인즐링> 으로 칸을 찾은 미국의 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본상 수상 실패다. 칸은 이스트우드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 거장을 위로했지만 현지에서는 오히려 ‘안 주느니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체인즐링>
이스트우드의 본상 수상은 일찌감치부터 예상됐다. 인간성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높은 완성도로 담보해온 그의 연출력을 세계영화계가 오래 전부터 높게 평가해 왔기 때문이다.
“칸 역사상 최대의 실수는 2003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미스틱 리버> 가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것”이라는 여러 평론가의 비아냥도 칸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미스틱>
20일 공식기자회견장서 사회자가 이스트우드를 “예전에 빈손으로 돌아가고도 칸을 다시 찾은 진정한 신사”라고 소개하며 경의를 표한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안젤리나 졸리의 열연이 돋보인 <체인즐링> 이 평론가와 언론의 호평을 받은 점도 수상가능성을 높였다. 체인즐링>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의 <로르나의 침묵> 이 최우수 각생상 수상에 그친 점도 작은 이변으로 꼽힌다. 칸이 이 형제 감독에 두 차례나 황금종려상을 수여하는 유별난 애정을 보여왔던 데다 <로르나의 침묵> 에 대한 현지 반응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르나의> 로르나의>
아시아 영화의 퇴조도 눈에 띈다. 터키의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이 감독상을 받아 아시아의 체면을 겨우 세운 정도. 중국 지아장커(賈樟柯) 감독의 <24시(市)>와 이스라엘의 애니메이션 <왈츠 위드 바시르> 는 초반 쏟아진 호평에도 불구, 상을 받지 못했다. 왈츠>
아시아는 지난해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강세를 보여왔다.
아시아의 약세 속에 중남미는 강세를 띄었다. 22편의 경쟁부문 명단에 4편이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여우주연상 수상의 성과를 올렸다. 남우주연상의 베니치오 델 토로가 히스패닉계인 점을 감안하면 중남미의 강세는 더 두드러진다.
칸=라제기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